사랑은 자연의 선물이라기보다는 열정이 있어야 성취하고 유지가 가능한 지극히 다루기 힘든 어려운 기술이다. 결혼처럼 두 사람의 결합이 이미 습관이 되어 버린 이후에라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이치다.
서로의 사랑의 감정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만들 수 없으며, 조금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배우자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를 추구하고 찾아내지 않는 한 결혼이 사랑의 감정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동업자가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을 넘어 자신의 행복과 성공을 상대와 나누며 서로를 믿게 되었을 때 동업은 더욱 견고해진다. 사랑이 어원적으로 믿음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부지런하다고 믿으면 사랑의 감정에 쉽게 빠질 수 있으며, 배우자의 능력, 꿈, 책임감 등 사랑을 할만한 수 많은 이유가 생겨난다. 게으르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사랑은 결혼처럼 믿도록 끊임없이 훈련함으로써 나의 한계에 부딛치며 극복해야 하는 고도의 기만기술이며,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계기를 심어주는 철학적 모험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된다.
우리는 가진 것보다 아직 가지지 않은 것이나 가지지 않아도 되는 것을 계속 갈구하기 때문에 결혼에 있어서도 지극히 좁은 시각만 가지고 있다. 결혼생활이 원만할 때는 더욱 원만하게 만들고, 문제가 있으면 미혼시절을 그리워하거나 평범할 때는 다른 곳에서 무언가를 찾거나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사랑은 단지 좋아하는 감정 자체와는 다르다.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미소년 나르시스처럼 사랑하는 물에 비친 모습은 물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감정현상일 뿐이며, 물에 비친 대상의 본질은 전혀 파악할 수 없다. 표면 위의 삶은 무의미하며, 이런 삶은 고통을 주지도 않지만, 만족감이나 기쁨 또한 주지 않는다.
나르시스트처럼 사랑의 감정에 전념하는 것을 가능하지만, 감정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배우자와의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 특히 사랑능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혼한 부부들이 이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부부의 어느 일방이 상대를 소유할 수 있는 물건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 때문에 소유하고 싶은 것을 손에 넣는 순간 그것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게 되고, 만족감을 유지하게 위해 또다시 새로운 관심꺼리로 전이하게 된다.
'사랑도 예술이나 의술처럼 하나의 기술'이라는 에리히 포름의 정의가 의미를 갖는 이유다. 평범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감흥을 느낄 때만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 예술가는 아니다. 즉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회의적인 생각들이 가득차 있을 수 있다.
행복한 부부는 대가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배우자가 자신의 소유물이 아님을 알고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면서 집중력을 가지고 사랑의 기술을 습득하고 익히는데 최대의 열정과 관심을 기울여 인생을 여는 사랑의 예술가들이다.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것이다. 무엇을 되돌려 받을지 상관없이... 사랑의 승리는 사랑 그 자체의 경험 안에서만 존재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결코 사랑할 수 없는 이유다.
자기 사랑이 부족한 사람은 항상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 외에 가까운 이웃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온 우주를 사랑할 수 있다는 에리히 포름의 지적이 정말 멋있는 말이다.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내가 이 세상에서 결코 혼자가 아니며, 나의 삶이 그 자체로 흥미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사랑은 뒤쫓아가 잡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단지 그것에 관심을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을 사랑한다면, 이 사랑을 남에게 전하는 것 역시 매우 자랑스럽고 당연한 일이며, 자신에 대한 사랑을 통해 남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비로소 생겨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랑의 기술을 배우고, 나를 사랑하려 노력하자.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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