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 3월 26일 오후 9시22분 경 대한민국 해군 1천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PCC-772)이 백령도 서남방 2.5㎞ 해상에서 침몰하여 승조원 104명 가운데 58명은 구조되었으나 40명이 사망했으며, 6명은 실종된 피격사건이 있었다.
우리 정부가 구성한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스웨덴, 영국 등 5개국의 전문가 24여 명으로 구성되었고, 2010년 5월 20일 천안함이 우연과 실수로 암초에 걸려 좌초된 것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한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중요한 것은 그런 폭력적 공격이 있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이런 테러적 피격으로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사람들은 우연이라는 사실이다. 그 날 누가 살아남고 누가 죽는지는 순전히 우연적인 결정이었다.
천안함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군인들이 근무하는 완벽한 국가적 상징이다. 이런 강력한 상징이 그토록 짧은 시간에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사건을 접하고 할 말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고, 천안암 사건이 텔레비젼 뉴스로 전세계에 방영되었다. 침묵은 오래 지속되지 많았고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국가적 어려움이나 지리적 위험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모론까지 발언들을 하기 시작했다.
1983년 10월 9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서남아 및 대양주 6개국 공식 순방 첫 방문국인 버마(현 미얀마)의 아웅산 묘소에서 일어난 강력한 폭발 사건으로 대통령의 공식 및 비공식 수행원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이 사건도 북한 독재자 김정일의 친필지령을 받은 북한군 정찰국 특공대 소속 진모(某) 소좌, 강민철대위, 신기철대위 등에 의해 저질러졌음이 밝혀졌다.
오늘날 사람들은 아웅산 테러사건이나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거의 생각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저 그런 끔찍한 일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언젠가는 분명히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해야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한다. 사회에서도 끔찍한 일이 계속 일어나지만, 그런 일을 막기 위해 내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계속 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 수록 그런 사건을 보는 감각이 무뎌지면서 극단적이거나 잔인함, 혹은 악하거나 나쁜 것이라는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것을 인지하고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어떤 대상을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개념과 표현이 아니라 생각의 계기를 제공해주는 개념과 표현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의 반사회성을 보지 못하고 직접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아주 우연적으로... 지극히 가정적이고 평범하며 정신적으로도 정상적인 직장인이 상부의 지시를 잘 따르며 좋은 경력을 많이 쌓아가려고만 했는데, 결과적으로 대량살상자가 되는 수도 있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중간 단계에 관리자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강원랜드에 출입하다가 감사원 감사에 걸린 공직자들도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평범한 악인은 선에 대한 개인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으며, 자신에게 죄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경력을 쌓고, 가정을 꾸리며, 주어진 업무에 충실할 뿐이다. 악의가 전혀 없는 선한 의도가 결론적으로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조직사회에서는 순전히 우연이다. 자신의 인사발령이 다른 곳으로 났으면 피할 수 있었던 불운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다고 해서 자신의 책임을 벗어날 수는 없으며, 이렇게 되는 이유는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없이, 아니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는데 있다.
우리 삶은 보통의 퀴즈프로그램처럼 이미 주어진 해답의 범위 내에서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항들이 아니다.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의 행위에 조금더 주의를 기울여 의미와 무의미의 간격을 줄여나가는 것이며, 그래야 반사회적이거나 좋지 않는 결정이나 행동을 물리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외부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왜?'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함으로써 문제의 핵심에 다가가려 노력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려는 노력을 통해 '진부하거나 일관적인 것, 경험적 사고로 이해되는 것'의 위험에 맞서 싸울 수 있다. 세상에는 이해되지 않는 것이 분명 존재하며, 그것을 스스로 해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런 이해되지 않는 것이 내 인생에 파고들면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지를 순간 순간의 생각들을 기록해보자.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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