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젊은이들과 한 잔하며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사실 이번 일요일의 마라톤 대회를 생각하면 참아야 하지만, 나만의 실속을 위해 찾아온 사람이나 만남을 피한다는 것은 열린 관계 유지라는 나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
이런 생각과 행동 때문에 의과대학 다닐 때는 고생을 무지했다. 내일 당장의 시험을 앞두고도 친구들이 찾아오면 나가서 저녁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다 들어와 밤샘 족보공부를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내가 살아가는 삶의 환경은 나 혼자 잘 한다고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잘 할 수 있도록 마음에서 우러나는 신뢰관계가 만들어지고, 삶의 숨겨진 욕구를 찾아낼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
오늘은 또 어떤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일어날까? 물론 알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 인생살이다. 버스를 놓쳐버린 사람의 눈에는 잡을 수 없이 멀어져 가는 버스의 뒷꽁무니와 그에 비례한 쭉 뻗은 빈 공간인 길만 보일 뿐이다.
나의 개인적인 삶의 자세는 나의 도덕적 의무와 책임에 바탕을 두고 나에게 부여된 적절한 일을 선택하고 그 의무를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내적인 안정감과 확실성을 얻게 된다. 중요한 것은 나와 환경의 생사 운명과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최종 책임은 나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 스스로 나 자신을 규정함으로써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고, 내가 가야할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의한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내가 정한 기본 원칙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면 되기 때문에 마음이 더 자유스럽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나의 정체성에 대한 선택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이며,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나의 삶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삶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인생이 단 한번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제멋대로 아무거나 선택하는 대신 최대로 내가 하고 싶고, 하면 즐거운 선한 일을 선택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선함은 주변사람들에게 도움과 배려를 주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으며, 일관되게 최선을 다하는 자발적인 책임감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안정된 선한 마음과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의 미래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일관되게 믿고 따를 수 있는 어떤 가치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는 내 안에 존재하는 판단력, 공감능력, 학습능력, 인간적인 품위 등을 최대한으로 지키는 것도 포함된다.
어릴 때는 법과 원칙을 잘 지키고 공부 잘 하며, 어른들 말씀만 잘 따르면 착한 어린이가 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서 법과 원칙을 잘 지키고 따르는 것은 합법적인 행동이기는 하지만, 도적적인 것과는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합법성과 도덕성은 별개의 것이며, 오히려 맹목적인 믿음은 개인적인 책임감을 사라지게 만들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 내 스스로 선이라는 방향에서 서로 모순되지 않는 삶의 원칙들을 정해야 한다.
훌륭한 삶의 모범을 보이며 세상을 살다 간 스 많은 위인들처럼 오늘 내가 살아가며 이 세상에 나타내는 행동들은 언제나 그 행동을 수행한 나를 대변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 내가 쓴 글이 평생 나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동시에 나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내가 만든 삶의 원칙이나 기준들을 지키거나 지키지 않거나 하는 것은 순전히 나 자신의 자유다. 단지 내가 지키기로 선택한 행동을 통해 세상에 나의 양심을 나타내줄 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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