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의 국가적인 고도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에는 잘 사는 사람 대 못 사는 사람, 잘 사는 사람 = 사익을 위해 법도 무시하는 나쁜 사람이며, 잘 살지 못하는 사람 = 착하고 고생만 하는 사람이라는 양극화의 사고를 강화시켜 왔다.
오늘 그 사회 정치적인 언어인 이분법적인 양극화의 함의에 함몰되어 서로 대랍히고 질시하는 문제점 중의 하나인 복지와 포퓰리즘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의견이 함축되어 표현될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 정책의 기조는 양극화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성장 우선으로 파이를 키우는데 집중하거나 현재의 상태에서 분배와 보편적 복지를 우선하는데 관심을 가져왔지만, 두 정책적 접근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제 사회에는 양과 질도 아니며 이 두 가지 외에 가치의 공유를 중시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 삶의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는 않는 무형 자산이며,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그에 대한 투자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자유 민주주의 제도의 장점인 시장의 원리를 바탕으로 경쟁과 배려가 공존하고 기업과 공동체가 함께 어우러질 사회적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의 이분법적인 양극화 관점으로는 국민들의 만족감을 해소시켜줄 수 없다는 말이다.
오늘 투표의 핵심은 33.3%라는 조건부 확률에 달려있다. 서울시민의 33.3%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조건부 확률이라는 개념은 어떤 것이 참이라는 것을 아는 한에서 다른 어떤 것이 참일 확률이다.
올해처럼 비가 자주 오는 여름에 비에 옷이 젖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우산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면, 비가 올 때 그 사람이 우산을 가지고 있을 확률은 1(확실)이다. 그러나 우산을 가지고 있으니까 비가 올 확률은 3일에 한번 비가 온다면 확률은 겨우 0.33 밖에 안된다.
행복한 사람이 돈도 많이 벌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행복하지는 않을 수 있다. 성공보다는 다른 사람 돕기를 즐기고, 사랑하는 이들과 강한 유대를 유지하고, 친구나 가족들에게 정신적 보상을 제공하는 이타적 생활을 하는 사람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부 확률은 결과를 대개가 잘못 적용될 가능성만 높일 뿐이다. 투표에 참가하여 찬성하거나 반대한 사람이 서울 시민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찬성하지만 개인적인 일로 미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나쁜 투표라는 민주주의의 선거 방식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쁜 사람들의 방해로 투표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되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라면 투표라는 공개적인 민주적 소통의 한 형태인 정치절차에 기꺼이 참여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폐쇄적인 독재국가도 아닌데, 소수자의 우대를 위한 한 귀퉁이의 권리에 묻혀 자신의 의견을 호도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용기없는 행동이다.
주민이 발의한 사안에 대해 주민이 직접 참여하여 채택여부를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형태인 투표를 대의 민주주의의 당사자인 정당이 나서서 권한 위임자인 주민에게 "감놔라 배놔라"며 지시하는 것 또한 조건부 확률의 잘못된 적용이다.
우리나라의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더 망치지 않으려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통계나 통계적 확률이론을 잘 모르는 정치인들은 정치에 나오지 말게 해야한다. 서로 협상하고 합의하여 보완해야할 정치적 문제를 갈등하고 배척하는 정당정치의 행태로 변질시키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세요.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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