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몇 년 째 이어오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후배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친구나 가까운 이웃이 없다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하고 냉혹한 현실세상을 살아가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마음이 통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열심히 서로 돕고 격려하며 살아가는 과정에 우정도 함께 커가게 된다.
내가 현재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내 자신이 어떤 사람며,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함께 교류하는 가까운 친구들을 통해 내가 어디쯤 와 있으며,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인과관계로 결정되듯이 즐겁고 행복한 삶 또한 원만한 인간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인간관계도 따지고 보면 내 뜻이 아니라 혈연이나 지연, 혹은 학연 등에 따라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친구만은 순전히 나 자신의 의지대로 결정하며, 우선 마음이 맞아야만 친구가 될 수 있는 만큼 특별한 존재로 마음에 새겨진다. 우리 마음은 변화무쌍하여 평생 한결 같이 서로 맞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기 때문에 평생지기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 중의 어려운 일이다.
진정한 친구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주면서 내가 하려고 하는 일에서 나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나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존재다.
내가 친구들과의 인간관계에서 배운 큰 인생관은 어떤 일을 하고자 했으면 끈기 있게 해내야지 도중에 그만두면 안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다가 도중에 그만두는 행동도 하나의 습관이듯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끈기있는 근성 또한 하나의 습관이다.
어떤 일이건 끝까지 해내야 하나의 성취가 가능하며 중간에 포기하면 안 된다는 건 우리 모두 어려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말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누구나 그런 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누구나 모두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끝까지 해낼 때 기적이 일어나고, 길이 없던 곳에 길이 보이며 밋밋한 관계에서 믿음이 생기고 우정이 싹튼다. 친구들은 동일한 출신이나 견해, 혹은 비슷한 사회적 지위 등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지향점 또한 비슷하다.
삶에서의 행복한 느낌은 내가 선택한 생각과 행동에 따라 몸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신경전달 물질들의 화학적 반응의 결과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뭔가 대단하고 남들이 잘 경험하지 못하는 멋진 보상이라며 서로 격려하고 힘을 실어준다.
나 자신의 세상살이의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을 때 뿐만 아니라 친구를 앞서고 있을 때도 똑같이 친구에게서 내가 잘 하고 있으며, 조만간 더욱 좋아질 것이란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젊을 때는 잘 몰랐지만 나이들면서 친구는 나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절친한 친구의 불행에서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는 영원한 남이기도 하며, 가까운 지인과의 사이에서도 가능한 관계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인생이라는 마라톤 경기에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하프 지점을 지나는 시간만큼 중요하지 않는 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인생살이의 비극은 대회에서 완주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완주할 뻔한 대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포기할 뻔한 대회에서 끝까지 성공적으로 완주하는데 친구의 인정과 격려가 큰 힘이 되기도 하지만, 가까운 지인들의 관심도 똑같은 효과가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