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 같은 다른 사람은 없다. 긴 인생을 보면, 누구나 자신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다른 사람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느 날 현재의 자신을 바라보면 불현듯 혼자서 자신만의 길을 살아온 현실이 보인다.
인생살이에 대한 고민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더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이고 나는 나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다른 사람과는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고, 살아있는 누구나 언젠가는 이런 결단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좋은 친구라고 믿었던 친구의 지배적인 행동 때문에 절교했는데 마음에 걸려 빨리 잊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고. 행동이 달라지기도 한다. 게다가 왜 자신이 그렇게 바뀌게 되었는지 영문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간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보람이 있는지 어떤지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절교가 한 가지 방법이긴 한데 중요한 것은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잊으려는 생각이 오히려 집착으로 변하기도 한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아침, 출근하는 나에게 아내가 말한다. "오늘 비가 올 것 같으니까 우산 가지고 가요." 나는 일기예보에 비소식은 없었다며 그냥 출근했지만, 하루 종일 비가 오지 않을까 하늘을 올려다 보게 된다.
이런 것이 집착이다. 잊고 싶다, 잊어야 한다, 잊겠다는 생각조차 아예 않고 자연에 맡기면 될 일이다. 내가 집착한다고 안 될 일이 되거나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헤어질 마음으로 한 말이 아닌데, 친한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틀어졌다. 눈물을 글썽이며 '그런 사람일 줄 몰랐다'는 말과 함께 없는 사람, 그림자 취급을 당하기도 하면서도 어떡하면 좋을지 모른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을 때도 있다.
의도적으로 상대에게 대놓고 상처주는 행위는 논외로 하더라도 사춘기 자녀들처럼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줘서 좋을 리가 없다.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반드시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일이 있다.
그런 때 내가 없는 곳에서 "그 사람 나쁜 사람이야"라는 식으로 뒷담화의 대상이 되는 것이 가장 괴로운 일이다. 할 수만 있다면 헤어지는 이유만이라도 알면 좋겠다는 젊은이들도 있다. 이유도 모른 채 헤어지면 변명할 기회조차 없어진다.
영문도 모른 채 무시당하게 된 것이 아니다. 상대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는 말을 남겼으니까 말이다.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는 것은 그때까지의 관계가 좋았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더 믿을 수 없다고 말했을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상대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상대가 떠나간 이유는 상대도 모를 수 있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이별의 원인은 언제나, 반드시 자신에게 있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까닭 없이 가까운 사람이 멀어지면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할 수 있다면 이유를 알고 싶지만 찾아와 욕설을 퍼붓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까운 관계였다 할지라도 소원해진 채로 그냥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는 그 관계의 가까움과 지속성 측면에서 일, 친구, 사랑의 관계 순으로 다루기 어렵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내가 느끼는 것을 상대도 느끼며, 내 마음이 심란하면 상대의 마음도 심란하다. 좋은 의도는 항상 사이좋게 살아가려는 마음먹을 때 비로소 보인다.
올해 후반기가 시작되는 6월 첫날입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