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적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생존, 종족번식, 의식주 확보에 집중되었던 과거 수백년 동안의 신체적 관행에 일대 변혁이 있어났다.
생노병사는 여전히 삶의 정상적인 주기의 일부임에 틀림없지만, 이제는 발전된 의학이나 외과적 수술기법을 총동원해 개인적으로 몸을 얼마든지 중단시키거나 바꿀 수 있게 되었다.
헬쓰나 요가같은 인공기술을 이용하거나 유기농 제품같은 자연적 경로를 통해서도 몸은 이제 개인적인 생산물이 되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신경쓴 긍정적 결과로 혹은 게으름을 부린 실패한 결과를 보여주는 작품이자 명함이다.
신체 단련 목표는 꾸준한 운동을 통한 개인적 성취를 자랑하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신문, 텔레비젼 등에는 호감이 가지 않는 사진에 대한 신상털기같은 부정적 악성댓글이 벌떼처럼 일어난다.
연예인들을 포함한 유인인사의 유행이나 브랜드 산업이 우리의 몸은 불안정하게 만드는 사회적 원인이 되고 있으며, 또 그런 것을 이용하는 상업적 압력 때문에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몸을 이해하고 느끼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예전에는 고된 육체적 노동이나 작업 때문에 근육이 형성되었지만, 요즘의 서비스 산업이나 직업전반에 걸쳐있는 컴퓨터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일상에서 일부러 몸을 움직이려 노력해야할 판이다.
과거에는 노동자 계급에서 육체적 작업으로 인해 몸에 근육이 형성되었지만, 지금은 로봇공학이나 기계회된 공장 설비들이 일상적인 육체적 활동과 노동을 대부분 대체함으로써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몸이 자신의 직업적 생산수단이자 직업의 표현이 아니라 생산 그 자체로 바뀌었다. 몸을 이해하는 새로운 설명과 이론의 필요성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는 이유다.
마음이 몸을 움직인다는 전통적인 마음과 몸의 관계는 변하고 있다. 요즘같은 신체 불안정성의 시대에는 자연스러운 몸이란 허구에 지나지 않는 듯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몸은 언제나 특정시대, 성. 지리, 종교, 문화를 반영하는 수단이었다. 몸에 어떤 표시를 함으로써 개인이 속한 특정집단을 외부에 나타내는 기호다. 몸은 복장이나 태도를 통해 인식되고, 복장이나 태도는 나의 소속이나 출신집단과 동일시된다.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몸에는 결코 자연스럽거나 순수한 몸이 아니라 특정 문화의 사소한 관행들이 수없이 많이 축적되어 있다는 말이다.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몸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으며, 사회 문화적인 지시에 의해 형성된 몸만 있을 뿐이다.
내가 운동을 하거나 이발을 하거나 염색을 하고 옷을 고를 때,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 나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스스로 결정한다.
몸에 대한 시각도 어릴 때 부모나 보호자들과의 최초의 접촉을 통해 올바로 형성되거나 잘못 형성된다. 부모나 보호자들의 몸에 감춰진 문화적 영향력들에 따른 자기 몸의 결핍과 장점, 신체적 특징에 대한 기대나 두려움이 아이를 대하는 행동에 저절로 나타나고 아이의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들이 차마 쉽게 털오놓지 못하는 자신의 사회 심리적 관념과 감정들이 날씬함과 뚱뚱함과 그에 대응하는 식이장애나 신체 이미지 장채같은 신체적 고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몸에 집중된 우리 시대의 만족감을 찾아 젊은이들이 자기 몸을 개조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혼란스러운 몸들이 겪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더 이상 생산활동에 몸을 쓰지 않으며, 머리카락부터 발가락까지 모든 신체부위를 교체할 수 있고 개인화된 약물 처방이 가능한 혼란스러운 시대에 조상들이 해왔던 것처럼 몸과 더불어 몸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며, 몸 속에서 보다 평온하게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
다시 풍부하고 다채롭고 다양한 신체 형태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나의 몸의 자연적 아름다움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어야 한다. 디지털과 이미지 과잉 문화가 만들어낸 협소화된 미의식을 다양성의 변이를 찬양하는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신체적 고통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할 필요가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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