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항시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며 무상하다는 의미를 불교에서는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라는 회자정리라는 말로 표현하곤 한다.
살아가면서 어떤 인연으로든 만나서 함께 지내면 형제자매가 된다. 젊을 때는 먹고 산다고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다시 만나 예전의 따사로운 관계를 회복하였다가 또다시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나게 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젊은 시절 세상에 대한 도전이라는 인생투자는 하면 할수록 이익이 남고 유리해진다는 경험적 즐거움에 빠져 결혼하고 자식낳고 사회적 성취를 확인할수록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된다.
열심히 해야할 때 열심히 살지 않으면 나중에 돌아오는 것 또한 보잘 것없는 것이 인생살이의 대차대조표다. 젊었을 적의 넘치는 에너지는 쓰지 않고 쌓아둔다고 해서 이자가 붙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에 쌓여 지방간이나 욕구불만 등 해로움만 있을 따름이다.
열심히 일해야 할 때 열심히 힘을 쓰면 쓸수록 도둑맞거나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나중에 은퇴시점이 되면 더욱더 큰 액수로 되돌아 오는 것이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모든 인생살이의 본질인 듯하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표정을 흉내내고 목소리와 말투, 생각과 입맛까지 닮아가며 자란다. 아이의 정체성은 그렇게 부모를 따라 꾸며지고 빌려서 구체화되고 만들어져서 벽돌처럼 내가 누구인지를 구성하게 된다.
몇 십년을 함께 살아온 배우자와 사별했을 때 혼자 남은 배우자나 가족들에게 찾아오는 우울증도 죽은 배우자나 부모의 말투와 습과, 걸음걸이나 목소리를 따라 하며, 스스로를 망자와 동일시하려는 과정이다.
먼저 간 사람의 빈자리를 자신이 차지하여, 스스로의 자아를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학대하고 벌하거나 망자나 남은 가족들을 공격하고 비난하기도 한다.
대나무에 마디없이 속만 비어 있다면 얼마 자라지 못하고 모진 비바람에 꺽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살다 보면 병도 걸리고 실패의 좌절과 이별의 슬픔도 있지만, 이런 아픔들을 피하지 않고 어울려 살아가려는 도전들이 나를 강하게 만들고 미래를 개척하며 살아갈 가치를 제공해준다.
삶의 도전과정에서 겪게 되는 좌절과 갈등, 실수와 실패, 절망과 아픔, 그리고 질병과 이별 같은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고뇌를 만나는 삶의 굽이마다 만나는 마음 속 고뇌를 마음을 비워 욕심을 덜어내고 가슴 속 욕망을 다독여 자신의 본질을 알게 되면서 한 마디 한 마디 커가게 된다는 말이다.
끝없이 이어진 길이 그렇고, 세상에 무언가 새 길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꿈이 그렇듯 세상은 앞선 사람들이 떠난 자리를 뒤에 오는 사람들이 따르며 메우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강도만큼 이별하기가 쉽다면 세상살이는 훨씬더 힘들지 않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는 순전히 남은 사람들 개개인이 선택해야할 몫이며, 삶의 길이다.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암을 포함한 신체질병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최근의 의학적 결론이다. 감정 표현의 능력은 솔직함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나의 경험을 처리하는 심리적 의식이나 행위의 문제이다.
무상함의 본질을 깨닫고 변하는 것이 세상살이의 기본이치임을 이해하면 이별을 대하는 마음이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나의 마라톤 인생처럼 마냥 즐겁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무거움은 한결 가벼워진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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