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문명의 원리를 제공하고 근대 철학을 창시한 데카르트는 프랑스의 대수학자답게 철학도 수학과 마찬가지로 명확하게 판명된 진리를 출발점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철학은 무엇인가?에서 시작하여, 어떤 것이 진실하며 명확한가? 이렇게 의심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최후의 의문에 도달한다. 결국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데카르트 철학의 근본이다.
의심하고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의식은 나의 이성인데, 이성은 언제나 분명하고 명확하다. 그렇다면 분명한 이성이 인식하는 물질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데카르트 철학의 중심은 이원론으로써, 사유하는 정신과 그 정신이 인식하는 물질을 인정하는 것이다. 의심하는 내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자각하려면, 완전한 어떤 절대자의 관념이 내 속에 있어야 하는데, 불완전한 내 안에 완전한 절대자의 관념이 있을리 없으므로 실제로는 '완전한 존재자인 신'이 있다는 신을 중심으로한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데카르트 철학의 결함은 사유하는 정신인 의식은 사유한다는 목적이 있으므로 스스로 주체가 될 수 있지만, 사유하는 정신이 인식하는 물질, 예를 들어 몸은 아무런 목적이 없으므로 의식의 대상으로 지배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어떤 것을 지배하고 권리를 행사한다는 것은 욕망의 표출에 불과할 뿐이다.
인간은 정신과 육체로 되어 있으며, 물질은 없어질 수 있지만 물질과 달리 정신은 없어질 수 없다고 한 데카르트의 이원론에 의하면, 정신이 배제된 인간의 육체도 결국은 물질이다. 그런데 물질은 생명이 없으므로 죽음이 없다. 육체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정신 역시 죽음이 없으므로 생명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인간에게서 생명관이 상실되게 된다. 이처럼 인간의 생명관을 거부한 철학이 어떻게 자연이나 미물의 생명관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인간 이외의 동물들의 생명은 이미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미 물질의 일부로 된 것이다.
데카르트식 인간관은 생명관이 없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도 죄악감이 없을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오늘날은 더욱더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이처럼 생명관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만 인정을 했으니, 전통적인 정신문화를 경시하고 과학만능주의에 젖어 모든 것을 과학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당연한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더욱더 편리한 생활과 과잉보호의 결과로 어려운 일에 부딪치면 곧 체념하고 만다. 작은 욕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무조건 자살부터 생각하는 것은 마음을 스스로 자제하려는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자신이 학습하거나 경험한 것 등 지극히 주관적인 범위 안에서 자기 주장을 하게 된다. 과잉보호와 획일적인 교육으로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안목이 결여되고, 좁은 소견에서 현실을 비판하며 불만을 품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인간에게는 감각이 있고, 감각을 지배하는 이성이 있고, 이성을 초월한 영성이 있다. 우주도 전체가 한 생명체로 평등하며, 사람고 사람이 서로 협력하며 대자연과도 서로 사랑하고 존중해서 조화있게 세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하며,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한다는 불교적인 사유체계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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