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한 심장내과의사의 사망 후 정성스런 장례식이 있었다. 장례식의 진행 중 관 뒤에는 대형의 심장모형이 꽃에 덮여 세워져 있었다.
고인에 대한 송사에 이어 심장이 열리고, 그 속으로 관을 밀어 넣었다. 심장이 닫히면서 내과의사는 아름다운 심장 꽃 속에 영원히 밀봉되었다.
그 순간 한 조문객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꾸중을 듣자, "죄송합니다. 저는 제 장례식을 상상하고 있었습니다...저는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그 순간 대장항문외과 의사는 졸도하고 말았다. 웃을 수 밖에 없는 의사관련 유머다.
리비아의 독재자 가다피가 사살되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장례식을 치를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는 또 어떤 장례식을 치르게 될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죽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근원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근원적인 변화는 오직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책임질 때 생겨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누군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것을 돌파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려고 할 때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지는 법이다. 그것은 오히려 더욱 깊은 좌절을 가져오고 결국에는 포기로 몰고 간다. 사람들은 근원적 변화를 포기하고 자꾸만 점진적 죽음이라는 파괴적인 길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로버트 퀸의 'Deep Change or Slow Death' 늘봄, 48p)
변화는 어렵다. 그렇지만 편안한 현실을 버리고 고단하고 어려운 변화에 성공했을 때의 즐거움은 바로 행복이다.
평안함을 쫓으면 현실을 외면하게 되고, 그 이유는 진지한 고민은 하기 싫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덮쳐온다. 마치 서서히 온도가 올라가는 냄비 속에 있는 개구리가 자신의 운명도 모른 채 편안하게 죽어가는 것처럼.. 우리는 따뜻하고 편안한 물의 온도만 생각할 뿐 그 물을 데우고 있는 불길의 위험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본다.
점진적인 죽음! 그것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현재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뿐이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선거 때만 되면 생각난다. 기업협찬으로 생활하는 시민운동가들이 가치로 내세우는 진정한 시민사랑, 나라사랑은 어떤 것일까?
살아있던, 이미 고인이 되셨던 위인을 생각하고 존경하면 자연스레 그들을 따라하게 된다. 어릴 적 세종대왕의 훌륭한 치적과 이순신 장군과 사명대사의 존경스런 업적이 나의 조국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훌륭한 사람들이 보여준 본보기는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계속 남아 후손들에게 무엇인가를 전한다. 우리에게는 선거구민들의 변덕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말인 죽음과 상관없이, 그리고 세월의 흐름과도 상관없이 정말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정치인들이 필요하다. 경제부흥기의 박정희 대통령처럼 정치인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본보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위인들의 전기에서는 새로운 힘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으며, 아무리 나약한 사람이라고 해도 감탄할 만한 것과 기대하는 것이 있으며, 필요한 경우 용기도 낼 수 있다. 우리와 한 핏줄이면서 완전한 삶을 사신 훌륭한 분들이 무덤 속에서 자신들을 뒤따르도록 여전히 우리에게 손짓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죽은 후에도 누군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다면, 그것은 죽은 것이 아니다. 죽음의 고통과 비참함도 효율적으로 보낸 삶에 대한 기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후손들에게 교훈과 본보기를 남기는 소중한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 되어보자.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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