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기나 물, 숲과 흙과 같은 자연처럼 몸도 당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건강한 신체를 타고 나기를 바라고, 남여 모두 좋은 외모를 바란다.
어릴 적에는 머리나 기술등 학식이나 재능이 뛰어난 사람, 운동선수, 미스코리아같은 아름다움은 예외적인 존재들이었고,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지난 30년간의 경제적 발전에 따라 우리는 자연스럽게 시각문화의 새로운 경향이 널리 퍼졌다. 소비자가 곧 권력이라는 논리가 득세했으며, 다이어드, 제약, 식품, 성형수술, 스타일 산업이 활성화되었고, 또 그에 대한 열망들이 자연스러워졌다.
우리는 내가 깃들어 사는 나의 몸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 수 있고,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반드시 아름다워야 한다는 새로운 사회적 추세는 개인이 가지고 있던 편협한 미의식과 정면으로 충동하게 되었다.
우리 몸음 끊임없이 자타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며, 몸이 내가 깃들어 사는 곳이라기보다 개인적으로 새롭게 만들어가는 대상으로 변했다. 대부분의 미디어 매체들에서는 운동, 정신수련, 식단, 유전자 검사, 성형수술을 동원해 몸을 다시 만드는 일이 마치 도덕적인 행위인 듯한 뉘앙스까지 풍긴다.
요즘은 내 몸, 남의 몸 할 것 없이 그냥 부모로부터 귀하게 받은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전쟁터에서 군인들의 몸이 공군무기나 화학물질로 교체되고, 산업 생산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몸이 정밀 로봇기계로 교체되었듯이 몸이라는 개념 자체는 이제 내가 개조하고 창조해야할 상품이 되었다.
아름다움, 건강함, 날씬함, 유연함 등을 몸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은 많은 사람들의 야망이자 의무가 되고 있다. 포토샾 프로그램으로 다듬어진 초인적인 외모와 사이즈들의 이미지가 공적, 사적 공간에 침투하여 개인적인 몸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를 재형성한다.
길을 걸을 때나 엘리베이트, 지하철을 탔을 때나 줄을 섰을 때 우리의 눈은 항상 바쁘다. 내 몸의 모습과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개인적인 책임이 되고 있으며, 몸은 자기 정체성의 선언인 동시에 힘을 획득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 몸을 통해 소속감을 추구한다. 특정한 외모를 달성함으로써 몸을 사회에 순응시키게 된다. 이상화된 서구 여성의 마른 몸이 모두가 소유해야할 단 하나의 몸의 기준이 되는 이런 모습은 여성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젊은 남성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정체성과 몸들은 각자가 처한 특수한 환경을 기반으로 형성된다. 그 세계와의 대화에서 형성되는 욕망은 관계적 속성이다. 세계경제와 시각문화가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면, 사람들은 각자 거기에 반응함으로써 자신이 그 세계의 일원이 되었음을 느낀다.
그것이 몸을 변형시켜야 하는 이유이며, 그런 변화를 포용하고 고대하며, 나름 쾌락까지 느끼기도 한다. 자신의 몸의 변화 욕망은 자신이 세계적 여성성이나 남성성과 대화하며, 주체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표현법이 되고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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