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죽은 상태의 선거에서 정당들의 관점은 극좌나 극우의 사람들이 아니라 중간 수준에 위치한 부동표를 잡기 위해 엇비슷한 중도적 정책들을 채택할 수 밖에 없다.
이웃한 병원이나 주유소들이 자기 이익만 챙기느라 양쪽 모두에게 나쁜 결과만 초래하게 되는 제살 깍아먹기식 출혈경쟁을 하거나 모든 정당들이 어중간한 중도정책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제시된 후보 자신의 지지층을 염두에 둔 방송과 SNS 매체를 이용한 맞춤 친서민 정책들의 제시가 좋은 예다.
흔히들 말하는 죄수들의 딜레마라는 것이다. 한 명이 범죄사실을 자백하면 다른 한 명도 자백하지 않는 피의자에게 돌아올 가혹한 형량을 피하기 위해 자백을 해야만 한다. 한 명이 아무리 입을 꽉 다물고 있어도 다른 한 명은 형량을 줄이기 위해 자백을 할지 모른다. 그런 유혹은 너무나 강력해서 심지어 경찰들의 짜맞추기 수사에 걸려든 죄없는 사람조차 자백을 해야한다는 최면에 걸리게 만든다.
우리는 모두 상대보다 내가 더 우월적 의사결정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의 대응방안의 추론을 파악해서 협력과 배신 혹은 기만이라는 나의 의사결정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는 배신이 나에게 이익이 되지만, 양쪽 모두 배신을 택할 때는 둘 다 손해를 보게 될 위험이 있다.
딜레마에 빠져 들기 않기 위해서는 협상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협상내용을 파기하고 싶은 유혹을 이기기 위한 강력한 합의조건이 필수적이다.
그런 합의 조건에는 보상과 처벌이 보편적인 수단이다. 보상이 보장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보상을 전제로 한 약속이 반드시 지켜진다는 신뢰의 보장은 없다. 보상을 기대하고 협력했지만 결국 보상을 해주기로 한 쪽이 배신을 할 수도 있다. 지난 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처럼..
죄수들의 딜레마를 극복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은 그래도 보상이지만, 처벌 또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해법이다. 범죄자들이 배신을 통해 당장의 이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관계가 깨짐으로해서 배신한 범죄용의자들이 출소 때 받을 보복처럼 강력한 장기적인 피해를 주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받고 싶은 만큼 상대에게 되돌려준다는 원칙을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죄수들의 딜레마는 존재할 수 없어진다. 당장에 돌아올 대가와 장기적인 결과를 비교해도 배신을 했다고 해서 내게 오는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기필코 배신을 하게 되는 것일까?
한 쪽이 의도적이거나 실수에 의해서든 배신하여 신뢰관계가 허물어지면 다음에는 다른 쪽이 배신을 하게되고, 이렇게 배신이 배신을 부르고, 배신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보복은 더 심해진다. 중동의 아랍인들과 이스라엘인 사이에서 보는 현실이다.
선거에 승리한 쪽의 신뢰유지에 대한 의지가 다음 선거에서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지 않게되는 중요한 원인이 되는 이유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가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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