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결핵을 앓고 나면 크기에 상관없이 가슴 엑스선 사진을 찍으면 폐에 흔적이 남는다. 우리 몸에 상처가 났다가 나으면 피부에 흔적이 남아 평생 그 때의 고통과 불안감을 되살려준다.
우리 몸은 외부 침입자의 공격에 대항하여 가차없이 염증반응으로 대응하는데, 그 과정에서 흉터가 남게 된다.
몸은 나의 조직에 해를 입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몸에 해를 끼칠 감염인자가 활개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감염인자가 내 몸을 장악하느니 차라리 내 몸의 조직 일부를 손상시키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이것은 도마뱀이 자기 꼬리를 자르면서도 생존을 위해 도피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나 일맥 상통하다.
요즘은 암과 심장병같은 질병들이 만성적인 과도한 염증반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 몸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염증과정을 통해 자신을 방어하는 것을 막는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즉 우리 몸이 외부 침입자가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과잉반응하거나 몸세포를 공격해서 생기는 반응이 꽃가루 알러지같은 사례들이다. 요즘같은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지는 천식이나 소아당뇨, 혹은 류머치스성 관절염도 비슷한 현상이다.
민감한 알레르기 반응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에 관여하는 기억세포의 단점이다. 아토피에 걸린 사람에게는 체액성 면역활동이 관여하는데, 이 과정에서 면역보조세포들의 기능상 균형이 깨지면서 작동하게 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이 정원그림이나 조화를 봐도 두드러기가 생기는 과정도 비슷하다. 이런 현상은 우리 생태계만큼이나 복잡하다.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일시적으로는 날씨가 쾌청해질 수 있지만,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결국에는 대서양의 난류 흐름이 변화되면서 국지적으로 날씨가 더 추워지거나 더 더워질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면역계 뿐만 아니라 교감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도 도마뱀의 꼬리 끊고 도망가기처럼 "싸우기 혹은 도망치기" 반응을 통해 면역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알려져 있다.
전투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에 민감하게 작용하여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체액성 면역계가 쉽게 활동할 수 있게 만든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세포매개성 면역반응이 줄어들면서 몸에 잠복해있던 바이러스들이 설치게 되면 대상포진이라는 아주 고통스러운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교감신경계는 전신적으로 작동하지만 부교감신경계의 활동은 국지적이다.부교감 신경계의 활동 덕분에 뇌는 몸의 각 부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게 되어 위장, 폐, 심혈관, 그리고 면역계에 적절한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된다.
부교감 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몸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염증반응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돌보면서 누구나 한번씩 느끼게 되는 사실이들이 있다. 내가 돌보는 사람에게서 예전의 모습을 찾지 못하거나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달라지면 분노에 사로잡히게 된다.
세상은 변하게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분노는 애정어린 의무감과 충돌한다. 이런 갈등이 면력력을 떨어뜨려 건강을 쉽게 해칠 수 있다. 아이들이 그런 시절을 지나고 성큼 자라 다시 돌아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어제의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양측 지지자들의 걱정과 관심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교감신경계가 보조면역세포의 활동에 간섭해 면역반응을 변화시키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다른 억제제를 사용하는 행위와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다.
몸에 좋은 면역기능이 오히려 몸에 흉터를 남기듯이 무엇이나 과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아지는 것은 삶의 진리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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