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끊어질 때가 있다. 이 때 내가 했더 전화면 내가 먼저 걸기도 하지만, 주로 상대가 다시 전화를 해주기를 기다리는 편이다.
무엇이 최선일까는 해답이 없는 일이다. 요즘 사회가 다시 시끄러워지고 있다. 어떤 의사 결정 상황에서 협상의 초점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고, 유력한 요인이 당사자들의 공통적인 경험이다.
우리 사회나 정치권의 동일한 역사적 경험이나 문화적, 언어적 경험들이 이렇게나 다른가 놀랄 때가 많다. 오래 보지 못하던 친구들이 10년 후인 모년 모월 모시에 서울 어디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장소를 시간과 장소를 잊어버렸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만나게 된다.
모두들 10년 전의 서울 생활을 생각하고 다른 친구들이 생각할 장소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들이 모일 만한 장소를 이정표 삼아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친구를 찾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사회나 정치권의 주제는 국민이다. 그런데 국민은 사라지고 자신들의 명백한 편견에만 치우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자신에게는 냉엄하고 상대에게는 배려할 수 있어야 진정한 협상이 가능한데 이런 협상의 태도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성공적인 협상의 핵심요소는 '나에게 명확한 것'이 아니라 '우리 서로에게 명확한 것'이라고 확신하는 주제가 선택되고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 다 그것이 불편하더라도 그것이 선택되어야 한다. 그것이 서로 모두 상대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발전이라는 공동의 목적과 그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역사적 요건들을 기준으로 할 때 협상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지만, 우리는 지금 엘리트들은 빠지고 마스터스들이 자신의 제한된 경험이 최고라고 강조함으로써 공통의 협상초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마스터스들의 말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말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처럼 노골적인 강요만 득세할 뿐 명확한 기대의 수렴이 불가능해진다.
미인대회에서 미인을 뽑는 기준이 '절대적인 미'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여기는 미인'을 뽑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에 합당한 사람을 찾는 것이나 같다.
어린이 대공원이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미아보호소를 운영하는 것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서로의 초점을 잊어버려 헤매게 될 때는 어디로 가야 다시 협상의 초점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와 수렴을 보장하기 위애 의도적으로 부각되는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라는 이정표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이 발전하면서 기업가들의 보수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결국 액수가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많이 받는다는 사실로 초점이 변화하게 된다. 그래서 기분나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만, 초점이 개인의 가치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수준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 여론에 대응하는 기업의 전략이 기부나 재단 설립 등을 통한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으로 기업의 이름을 높이는데 열중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의 경쟁을 통해 결국 더 많은 다방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어제 10월부터 임직원의 임금 1%씩을 떼내 기부운동을 펼치겠다는 포스코의 발표나 최근 서울시장 부궐선거에서 당선된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 시장의 사회적 경력에서도 초점의 의미의 중요성을 생각할 수 있다.
인생은 혼자서는 절대로 모든 이익을 독식할 수 없다. 항상 상대를 배려하고 함께 나아가야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 나에게 주어진 우월전략에 의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대한 확신에 의해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성공적인 협상이 가능하다.
김정일이 만드는 핵과 관련한 '벼랑끝 전술' 방식으로는 언덕에 가까워질수록 겁쟁이가 되지 않으려 핸들을 놓지 못하다가 둘다 죽을 가능성이 높은 겁쟁이 전술을 택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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