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면 몸에 좋은 것은 당연하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치과 보철물이 잇몸에 적응하듯이 운동의 규칙과 계획이란 틀이 나의 몸에 상징적으로 적용된다.
새로운 상징적 질서의 도입은 몸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상징적 질서를 유지하는 활동과 이 활동이 제공하는 틀을 혼동하면 이런 힘이 약해진다. 그러므로 계획만 세워두고 작심 3일하지 않고 종교의식을 행하듯이 운동을 해야 훨씬 유익해진다.
어떤 질병의 치료법을 선택할 때도 이런 상징적 차원이 기초가 되는데, 예를 들어 심장병 환자는 어떤 값비싼 식단이 동맥을 뚫어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지만, 순환기 내과 의사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체의료를 믿는 환자의 선택도 나름으로 인간적인 행위이며, 의사의 입장에서는 시간이 걸리고 값만 비싸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체치료법이 확실한 효과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면 설사 잘못된 믿음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선택은 자신의 기본권리이며, 의사라고 해서 막을 근거가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효과가 불확실한 대체요법을 막는 것 또한 의사 자신의 개인적인 신념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종교적 신념이 사회에 해가 되지 않는 한에서는 대체로 허용되는 것처럼(종교적 신념은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기는 하지만), 대체의학을 선택하는 환자의 신념도 무시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삶의 상징적 구조는 언어, 법, 의례적 관행에 모두 관여한다. 장례 의례만 하더라도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듯 보이지만, 그런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행위가 나의 몸이 동물의 몸이 아님을 의미한다.
아기가 말을 배우면 훨씬 울 일이 줄어드는 것처럼 성장하면서 사회적 언어적 구조를 신체 조직에 흡수하며, 그만큼 몸이 겪는 고통도 줄어들게 되고, 결국 일부는 문화로 자리잡기도 한다.
우리는 삶의 고통을 털어놓으면서 도움을 요청하고, 나름대로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며, 상징적 차원에서 고통을 완화하는 체험을 계획하기도 한다. 운동으로 몸을 계획적으로 단련시키는 것이 좋은 예다.
운동을 통해 나의 몸의 이미지를 만든다. 어떤 사람이 병에 걸려서 동요와 방향감각을 상실한다면, 몸의 이미지를 만드는 행위는 동요와 상실을 보상할 수 있다. 우리 삶의 중요한 요소가 독립성 유지이며, 그래서 스스로 건강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생명을 위해 달렸다"의 저자 루스 하이드리히 여사는 유방암 수술 후에 항암요법을 받으라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하고 채식주의와 마라톤과 철인경기를 하면서 질병에서 회복되어 지금도 저술가와 강연자로써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의사의 진료방침에 대한 거부가 건강에 오히려 더 이로울 수 있다는 말이다. 자율성을 획득하려는 시도인 거부를 그저 공상적 반항이라고 깍아내려선 안된다.
아이가 부모의 바램으로부터 자율적으로 독립하여 주체적 삶을 살아가듯이 비록 환자라 하더라도 모두가 자신의 삶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런 태도를 수용해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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