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라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날씬함이다. 날씬함은 사회적 풍요의 결과지만, 풍요로움과 정반대의 의미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온갖 욕망에서 자유로워지거나 무엇이든 까다롭게 선택하고 싶는 마음, 몸이 필요로 하는 음식을 통제하거나 몸의 물징성을 없애고 싶은 욕망같은 것이다.
누가 뭐래도 패션의 변화는 대체로 이윤이 어마어마한 상업적 이해관계에 따른 장사지 문화적으로 유기적인 현상이 아니며, 패션 산업의 하부구조인 다이어트, 식품, 약학 산업도 각자의 이기적 역할을 맡아 몸이 전쟁터라는 인식을 구축하는데 일조한다.
다이어트 산업이 융성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운 식습관을 겪어야 한다.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공급자들은 너무나 많은 식품으로 세분화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고급 유기농식품, 건강식품, 어린이 간식, 전통식품, 저지방식품, 도식락 간식, 자체 개발 상품 등 시장 세분화는 식품 소비를 늘리는 기발한 방법들이다.
또한 식사는 허기 충족만이 전부가 아니라 여러 선택이 가능한 도락이자 소비재라는 생각을 불어 넣어서 유행, 패션, 감정에 관련된 활동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영양학적으로 한 가지 발견에서 모순된 발견으로 갈짓자 걸음을 하는 것도 이유가 된다. 고기와 우유 등 고단백식품이 좋은 좋은 식품이었다가 채소 등 고탄수화물이 좋은 식품이 되거나, 흰 쌀밥은 소화가 잘 안된다고 했다가 소화에 전혀 문제가 없다거나, 유제품은 필수가 되거나 위험할 수도 있고, 고기는 몸이 좋다고 했다가 해로운 식품이 되기도 한다.
포두주 한 두잔은 혈관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 했다가 알콜의 하루 최대 허용량은 딱 한 잔이라고 하기도 하며, 비타민 A, B12, B6, 아연 등이 결핍되면 위험하다고 했다가, 지나치면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이런 모순된 발언이 저명한 의사들과 영양학자들의 연구라면서 미디어가 유포한 말들이다. 영양학은 과학이라기보다는 당대의 사람들의 견해를 표현한 것이 가깝기 때문에 그 자체로 모순될 때가 많고 언제 어떻게 무엇을 먹을까 하는 결정을 혼란스럽게 만듦으로써 식품에 대한 대중적 공황을 일으킨다.
식품 산업은 영양학 이론이나 다이어트에 대한 최신 미디어 보도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 뒤 특정 식품군 전체가 나쁘거나 위험하니까 피해야 한다는 식의 조언으로 소비자들을 도우려 한다.
저지방 식품을 권하면서 제거한 지방을 고급 아이스크림이라는 탐닉 대상으로 둔갑시켜 다시 사람들에게 파는 식이다. 이처럼 다이어트 자체가 혼란스러운 식습관을 조장하는 범인이다.
다이어트는 과체중에 대한 현명한 대응이 아니며, 오히려 정상적인 식습관을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다. 엄마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을 보고 자란 딸들 중에 음식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접근현상이다.
다이어트는 신체의 기본대사율을 유지하려는 자가통제 과정을 교란시킨다. 다이어트를 하면 몸이 기아상태에 처했다고 착각하여 음식처리속도를 늦춘다. 보통은 몸의 자동온도 조절장치가 음식이 풍부할 때는 대사 속도를 높여 대사율을 통제하지만,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사람들은 그 장치가 망가져서 대사율이 낮게 유지되어 다시 음식을 먹으도 대사율이 높아지지 않아 당황스러울 정도로 급속하게 몸무게가 늘어나게 된다. 몸이 이미 정상적인 식습관에서 벗어나도록 설계가 변경되어 버린 것이다.
특정 음식이나 식품군을 절제하라고 권하는 여러가지 다이어트 식단들은 사실 식사와 몸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여러 방법들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에 불과하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알레르기를 피할 수 있는지, 면역력을 높히려면 어떤 보조제를 먹어야 하는지 하는 기사들도 가면을 씌운 다이어트 방법에 불과하다.
다이어트가 효과가 있다면 딱 한번만 시도하면 성공적으로 되어야 한다. 95%에 달하는 높은 재발율과 실패율 바로 다이어트 식품 회사들의 성장의 원동력이다.
성형수술을 받은 부위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퇴화하기 마련이라 일정 보증기간이 지나면 다시 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다이어트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게 만든다.
그냥 열심히 먹고 활동하고 운동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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