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나 공휴일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는 적게는 4~5개에서 많게는 10개 전후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황사가 있거나 관계없이 일년 내내 열린다.
각 지역의 언론사 주최 마라톤 대회가 메이저 대회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대회고, 다음이 전문이벤트사에서 개최하는 대회고, 가장 후순위가 소아암 환우돕기 마라톤 대회처럼 특수 목적 대회들이다.
가장 메이저 대회인 언론사 주최 마라톤 대회들의 특징은 막강한 홍보력과 협찬사들로 우리 소아암 대회처럼 5천명 전후의 소규모 대회를 개최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부러움 그 자체다.
그래서 대회 운영이 참가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면 자기들 스스로 대회의 수준을 올린다고 참가기준과 인원을 정했다가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슬그머니 기준을 없애고도 애초의 세계적 대회라는 자칭 찬사는 계속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 질이 아니라 외형에 집착하는 상업적 접근 때문에 해마다 참가자 중에서 사망자가 나오거나 사망하지는 않아도 거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생기고도 의무 지원 체계나 준비에 대한 변화는 없다.
말 그대로 적대적 마켓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적대적 마겟팅이란 소비자들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기는 커녕 손님을 문전박대하는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마라톤 대회를 주최하면서 참가자들이 오든지 말든지 싫으면 참가하지 않으면 되지 웬 불평이냐는 식이다.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하고, 달리기가 좋아 대회에 참가한 한 가정의 가장이 그런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전투적인 마라톤 주최자들의 무관심 때문에 한 가정이 파괴되는 예방이 가능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그건 네 자신의 문제!"라며 전혀 책임의식이 없다.
참가자 본인이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의의무를 충실히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설사 그런 이유로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응급 대응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사고로 진행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분명이 주최측이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참가자들을 이용하는 비인간적인 관점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에 대한 관대함과 배려감이 사라진 적대적 마케팅의 시각으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주최자들이 자신들이 평소 사회의 다른 분야 사람들에게 요구하듯이 참가자들의 안전에 관심을 갖는 인간적인 관점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소비자가 왕인 오늘날의 시장에서 적대적 마라톤 주최자들인 언론사들의 콧대높은 자세는 무척이나 건방지고 위태로워 보인다. 만약 외국 초청 참가자에게 그런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해보라. 국제적 위상의 대회라고 스스로 치켜세우는 오만이 우리나라 국격을 얼마나 떨어뜨릴 것인가? 정치인들이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글로벌하게 떨어뜨리듯...이제는 참가자 자신들이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런 적대적 마라톤 주최자들에게 요구를 해야 한다.
세계적인 메이져 대회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거의 90% 이상이 적절한 응급처치로 회복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올해 춘천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응급환자 2명이 구급요원들의 적절한 대응으로 완전히 회복한 것이 첫 생존 사례다. 나머지 사고자들은 모두 사망하였다.
우리 달리는 의사들은 국내 마라톤 초창기부터 레이스패트롤이라는 마라톤 대회 주로상의 현장 응급처치 봉사와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회에서 참가자나 동반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해왔다.
안전과 건강, 그리고 나눔을 표방하는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 시민 마라톤 대회에서는 주로상 1km마다 제세동기를 지참한 구급요원과 인라인 및 자전거 패트롤 팀을 운영하여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할 경우 4분 이내에 응급 심폐소생술과 고급의 심장회복 처치가 가능하도록 대비하고 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불행한 사망자 없는 안전한 대회를 표방하면서 이번에 "마라톤 대회에서의 바람직한 의무지원"이란 백서을 발간해서 전국 도서관이나 대학과 체육학교, 육상관련 단체, 그리고 희망하는 개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달리고 참가하는 주자와 그들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더욱 넘쳐날 수 있도록 마라톤 대회 주최자들의 시각이 진일보하길 기대해 본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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