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디오게네스는 터무니 없고, 엉뚱해 보이는 행동을 통해 먼저 고통을 견디며 '욕심 없이 살기,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기, 아무것도 부끄러워하지 않기'라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처럼 살면 어떤 고통도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디오게네스는 개가 이런 삶을 산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개처럼 살자."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했다. 실제로 그는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커다란 항아리를 집으로 삼고 개처럼 살았다고 한다. 그는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삶을 추구했다.
평생 한 벌의 옷만 입고 항아리 속에서 살아 가면서, 자연을 거스르고 인간의 본능을 짓누르는 문화나 풍습은 모두 잘못된 것이므로 반자연적인 것은 당연히 없애야 할 것들이며, 원래 자연은 우리를 아무것도 없이 살 수 있도록 창조했다고 말한다.
그러니 되도록 단순하고 순수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지요. 동양의 도가 사상과 비슷하다고 할까. 어느 날 세계를 정복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디오게네스에게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찾아와 철학자와 공손하게 대화를 청했디.
"그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내 무엇이든 해 드리리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위대한 왕이시여, 지금 당신은 나의 따뜻한 햇볕을 가리고 있으니 옆으로 한 발짝만 비켜서 주십시오."라고 대답했다.
권력과 명예에 관심 없는 디오게네스에게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방문은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따뜻한 햇볕뿐이었던 것이다. 단순함의 극치 같은 것이다.
가르침을 받으러 온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디오게네스가 햇볕을 가리니 비켜달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욕망에서 해방된 도덕적 자유다. 그래서 "재물에 무관심하면 공포를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복잡다단한 21세기 정보 기술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디오게네스적 삶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만들어 낸 편리한 문화를 마냥 즐기다가, 오히려 그것에 구속당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모두들 핸드폰으로 대단히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핸드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불안함을 느껴 잠시도 핸드폰과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누더기를 걸친 채 자신의 은신처인 큰 통 밖에 드러누워 으리으리한 의복을 걸친 알랙산더 대왕과 마주한 디오게네스의 모습에서 자부심이 높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대왕의 자부심은 파생적인 것으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외적인 것에 기대고 있을 뿐이다.
자신을 전혀 돌보지 않는 비렁뱅이로밖에 보이지 않는 디오게네스를 생각하면, 자부심이 높은 사람들의 모습을 스스로 알아볼 수 있어야 비로소 자부심의 진정한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삶의 행복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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