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면서 '이웃사랑 실천'...건강·즐거움은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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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회장이 인터뷰 도중 마라톤을 이야기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병화 기자 photolbh@
[아시아투데이=오학열 기자] 달리기를 통해 이웃을 생각하며 건강과 즐거움을 찾는 단체가 있다. 바로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http://www.runningdr.co.kr)이다.
지난 18일 오후 반포지구 한강 공원에서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의 ‘철인 마라토너’ 이동윤 회장(59)을 만났다. 그는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밑도는데도 마라톤 복을 입고 나타났다. 마라톤 마니아 답게 기자에게 대뜸 달리기 자랑부터 늘어놓았다. 달리면 달릴수록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게 돼 더욱 더 빠져들게 되는 좋은 중독 운동이 달리기라며...
외과 의사인 그는 지난 2002년부터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 대회를 만들어 이웃과 나눔의 기쁨을 실천하고 있다.
-마라톤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특별히 달리기를 아니 마라톤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운동을 시작하지 않은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하면서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달리기를 많이 했던 것이 이어져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본다. 처음에는 무작정 뛰면 운동이 되고 체력도 길러진다 생각했다면 지금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운동량을 생각하면서 뛰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좀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열심히 뛰고 있다. 마라톤을 시작하고서 체중이 2~3킬로그램 늘었다. 몸에 근육이 발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15년 넘게 현재의 몸무게 62kg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마라톤 풀 코스를 몇 번이나 완주했나.
"하하!(웃음) 150회를 조금 넘긴 것 같다. 첫 완주는 97년 춘천마라톤대회고 당시 기록은 3시간 47분이었다. 그리고 100번째 완주도 2006년 춘천마라톤대회였다. 참고로 40대의 내과의사인 강철훈씨는 지금까지 639회 완주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마 국내 최고 기록일 것이다. 마라톤 마니아들 중에는 완주증, 배번표, 메달을 모으는 분들이 많다. 이 모두 풀 코스를 완주해야만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이기에 값진 것이라 생각한다. 내 풀 코스 완주 최고 기록은 3시간 17분으로 공교롭게도 두 번 기록했다. 2시간대 진입을 목표로 도전을 했지만 아직 이루지 못했다.(웃음)"
-어떤 생각을 하면서 뛰는지.
"달리면서 명상을 한다. 믿어지지 않고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극한 상황에 도달하게 되면 정말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참선(參禪) 혹은 기도 등과 같이 달리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또한 달리는 동안 침묵을 통해 자기 스스로 돌아볼 수도 있어 일종의 선(禪)을 행한다고 볼수있다. 아침에 뛰면 걱정과 스트레스 등이 말끔히 해소 되고 하루를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어 좋다."
-달리기가 어떤 면에서 건강에 좋은가.
"달리기는 연령대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운동이다. 어린이, 청소년들은 체력을 키울 수 있어 공부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젊은이들은 집중력을 기를 수 있고, 중·장년층은 퇴행성 노화 방지와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 마라톤 코스 중에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산을 가로지르는 강릉, 포항, 여수지역 코스들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달리다 보면 자연의 위대함과 오묘함을 느낄 수 있어 육체적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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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이동윤 회장이 한강시민공원을 달리고 있다. /이병화 기자 photolbh@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 대회를 하게 된 동기는.
"IMF 시절 소아암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금전적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단란했던 가정이 깨지는 광경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래서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달리는 의사들 모임이 중심이 되어 2002년 5월 첫째 주 일요일에 대회를 치르게 됐다. 소아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만 하면 집중 치료를 할 경우 완치되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참가 인원이 500여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5000여명으로 참가자가 10배 가량 늘어났다. 2003년 2회 대회는 경험 부족과 예산 부족으로 인해 대회가 열리지 않는 아픔도 겪었다."
-지금까지 몇 명의 환우에게 도움을 주었나.
"매회마다 3명의 소아암 환우에게 직접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40여명의 환우가 혜택을 보았고, 삼성서울병원 참사랑회와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학과에서 운영하는 한빛사랑회 2곳에도 전달하고 있다. 소아암 관련 재단 혹은 기관에서 추천한 환우를 정해 치료비를 전달하고 있고 재단에 기부된 성금은 각 재단이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단에서 사용되는 성금은 환우 치료비도 있겠지만 소아암 퇴치를 위한 연구비로도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약 2억4천여만원 정도를 전달했고 기금은 대회 참가비와 협찬사 성금, 의사 선생님들의 기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모은다. 아울러 마라톤 종목별 입상자들에게 전달되는 상금 전액을 성금으로 모아 전달하고 있다.
-마라톤을 시작하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인가.
"단번에 마라톤 풀 코스 도전은 불가능하다. 먼저 자신의 체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점검 받아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누구도 하는데 나라고 못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무작정 뛰게 되면 사고발생의 위험이 높다. 처음에는 1분 뛰고 3분 걷는 운동을 반복한다. 다음 단계는 2분 뛰고 2분 걷는 운동을 반복한다. 그리고 3분 뛰고 1분 걷는 운동을 반복하다 보면 몸에 근력이 생기게 된다. 이후부터는 몸에 스트레스를 줘서 극복할 수 있는 상태를 파악하면서 운동량을 늘려간다. 그리고 5km, 10km, 하프 코스, 풀 코스에 도전하면 된다. 그러면 풀 코스 첫 도전에서 제한 시간인 5시간 이내에 골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중요한 것은 기록보다는 건강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마라톤은 장시간 뛰어야 하기 때문에 전용 신발을 구입해서 착용하는 것이 좋다.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은 어떤 단체인가.
"전국적으로 약 6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정회원은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한 의사 선생님들인데 약 500여명이다. 회원들은 마라톤을 통해 건강한 삶의 추구와 도전정신을 기르고 돈독한 친목을 다진다. 그리고 의료인의 홍보에 적극적인 참여하면서 소외 계층 등 다양한 환자들과 소통하면서 나눔의 기쁨을 가진다."
-앞으로의 계획은.
"마라톤 대회가 커지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다면 소아암연구재단을 설립하고 싶다. 재단의 많은 의사들과 과학자들이 신약을 개발해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아울러 신약 개발이 성공하게 되면 바로 큰 수익이 창출되기 때문에 더 많은 우수한 인력 확보에 투자해 진정한 연구재단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오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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