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구성과 운영 모두에 걸쳐 전체적으로 복잡하다. 그만큼 조직이나 구성원 각자의 생각과 행동 사이에 법적, 또는 윤리적 갈등이 존재할 여지가 많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한나라당 의원들 간의 분위기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이지만, 현실의 삶에서 그것이 어렵다 보니까 가능하면 내부 규칙을 바꾸어 중이 계속 살 수 있도록 만들어 가려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복잡함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만큼 규칙은 존중해야 한다는 쪽이 항상 힘을 얻게 마련이고, 여기서 다시 다수와 소수의 갈등이 나타난다. 요즘은 조직의 정신은 따르되 방법을 창조적으로 바꾸고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유연하게 적용하자는 흐름도 보인다.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는 법과 규칙이 분명 필요하지만, 그런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력이 제한된다면 없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규제 완화의 시작은 여기, 소비자의 입장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우리는 항상 국가나 공급자의 입장에서 시작하고 끝나기 때문에 실패하게 된다.
일반 국민들에게 법은 진지하고 사려깊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부터 자신이 만든 법과 규칙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고 지켜야 한다는 확신이나 책임이 없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법과 규칙이 나를 배려하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게 만드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모습이라면,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느끼는 법과 규칙은 국가와 공직자들의 안락과 편리함만을 위한 엄격하고 완고한 것일 뿐,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민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은 인간의 의지와 사회적 전통을 반영하며, 국민은 법이 정한 규칙과 정책을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따르겠다는 강한 도덕적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법을 위반하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법과 규칙을 걷어내야 할 거미줄 쯤으로 보고 무시하고 거침없이 짓밟는 행동을 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이익과 관련되면 법이나 규칙을 무시하고 싶은 강한 심리적 유혹을 느끼지만, 규칙 수호에 대한 의무를 생각하며 지키야 하는 것이 윤리적 행동이다.
차선을 위반하거나 음주 운전을 하거나 미성년자가 음주를 하거나 화이트칼라 사기꾼들이나 모두 법과 규칙을 노골적으로 어기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데 문제가 있으며, 그런 사실을 대할 때마다 나는 화가 난다.
살아가는데 활용되는 어떤 규칙이든 효율성만 강조하면 효율이 증폭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면 비효율이 증가되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효율성은 주어진 일을 어떻게 법과 규칙에 따라 바르게 처리하느냐는 것으로 유지책임이 관리자의 몫이지만, 그 효율성에 따라 나타나는 어떤 사회적 효과가 옳고 그른지를 생각하고 찾아나가는 것은 국가 경영자들의 몫이다.
요즘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법과 규칙에 대한 생각 속에 관리자 뿐만 아니라 경영자들까지 효과보다는 효율성에 매몰되어 법과 규칙을 운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규칙을 진지하게 대하는 것은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거나 필요한 유일한 사회적 지침이 되어야 한다. 이제 효율성보다는 효과성에 더 관심을 가지는 법과 규칙의 운용자들의 자세가 변화되어야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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