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의전원을 졸업하고 서울지역 교육병원에서 인턴수련을 하기 위해 상경한 후배들을 환영하고 격려하는 모임이 있다.
우리의 삶은 대나무처럼 일정 수준에 도달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지금까지의 성장과정을 담은 마디 하나씩을 남기고 다시 더 높은 수준을 위해 도전하기를 반복하게 된다. 새로운 도전을 맞는 전환점에서는 익숙한 환경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는 설레임과 동시에 불안감이 동시에 생기기 마련이다.
혹시 실수를 하지나 않을까, 아니면 새로운 도전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것은 그런 도전적인 새로운 시작 없이는 새롭게 얻을 수 있는 더 높은 발전이나 성장도 기대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극히 정상적인 설레임이다.
먼 후일 나이들어 나의 예전 그 시절을 되돌아 보면, 실패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던 그 좁고 불안하던 첫 발걸음이 현재의 위치까지 나를 밀어올린 최선의 행동이었으며, 전혀 뒷걸음 치다 걸린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일년에 한번씩 입학식과 졸업식이 있고 출정식과 종료식이 있는 이유도 허물을 벗지 않으면 결국 죽고 마는 뱀이나 자라서 고치를 만들지 못하는 누에, 성충이 되어 후세를 남길 수 없는 매미처럼 사람도 익숙할수록 낡아지는 사고의 허물을 벗지 못하면 성장하지 못하고 썩어버리는 것은 사람도 똑같다.
마디가 하나씩 만들어질수록 우리의 심신도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 적응력이 발전하고 성장하게 된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이나 사람들이 결코 나에게 호의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래서 의미를 가진다. 스스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처럼 스스로할 수 있는 동기를 잘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의식적인 허물벗는 날이 필요하다. 오늘 만나는 후배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선택이 바른 것이었나' 혹은 '내가 잘하고 있나' 의심이 든다는 것은 나의 결정이나 행동을 믿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며,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나를 충분히 사랑하고 있다면 부모들의 언행을 믿고 따르듯이 나의 결정을 믿고 즐거운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다.
자기 사랑, 즉 자존감과 자기 신뢰, 즉 자신감은 나의 삶을 내외에 나타낼 마음 속의 빛나는 보석이다. 그런 보석은 존재여부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없다. 그냥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혼자서 품고 믿고 살아가야지 다른 누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종은 이미 세상에서 사라지고 존재하기 않는다.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만이 사회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살아남아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 여기서 환경이란 꼭 외부의 근심걱정이 아니라 나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심 걱정도 포함된다.
오히려 일상의 삶에 근심걱정이 없이 편안한 상태가 나의 건강한 세상살이의 가장 큰 적이라는 사실을 잊지말고 열심히 즐겁게 살아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속한 사회적 환경을 적대적이거나 비판적인 시각만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서로의 벽을 허물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격려하고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아름답고 멋있는 공동체적 공간이 되도록 나도 노력해야 한다.
오늘의 삶이 만들어낼 나의 인생은 지금 이 순간의 독립적 시간 하나하나가 아니라 출생에서 죽음 이후까지 이어지는 전체의 흐름 속에 함께 어울어져 만들어내는 한 편의 시장판 마당극과 같은 개방형 멜로 드라마다.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살아야 하듯이, 내가 가진 선한 목표 때문에도 살아야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지금의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끝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이기 때문에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사랑을 증명하는 길이고, 나의 인생마라톤에서 승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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