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달리는 의사들 회원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즐겁게 달렸다. 날씨는 바람이 불고 쌀쌀했지만 혼자서 장거리 훈련하는 기분으로 공기 맑고 호젓한 시골길을 편안하게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관계'이며, 인간관계는 평행을 이루는 철로 위를 달리는 열차처럼 정서적 친밀감, 평등심과 공정감, 중립적 절차와 감정소통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인간관계는 사랑과 결혼이고, 그런 인간관계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친밀함이다. 친밀감은 서로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의 사이에 친밀감을 느끼는 관계를 좋아한다. 그런 기분좋은 느낌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지금까지 숨겨운 마음의 상처들로부터 해방되고, 나 또한 상대의 상처치유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열심히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지만 마음 속에 말하지 못하는 상처 한 두개 씩은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그 상처를 치유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인간관계의 친밀함에서 오게 된다.
코트낸시 교수의 표현에 의하면, 관습적인 남성들의 삶은 가족들을 위해 밖에서 맹렬히 싸우는 전사로 파란만장한 인생극장에서 고된 삶을 살았던 반면에 여성은 남성이 헤쳐가야 하는 가시밭길에다 가시많은 장미꽃을 뿌려주는 존재였다.
사회가 자본주의화되면서 지금까지 소리내어 울거나 나의 감정을 내보이는 것은 나약하고 감정이입에 취약하고, 의심을 잘 하는 사람은 강한 남자가 아니라는 고전적인 전사의 입장에서 정서적인 존재로의 변화를 요구하게 되었다.
남자들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짜 자신의 자아를 확인하고, 자신의 자아적 정체성에 따라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요구받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직장이나 가정에서 힘든 일을 겪고 있다.
일단 내가 내 생각과 감정을 알게 되면, 상대에게도 알게 해야 나의 감정에 상반된 것이 아니라 감정에 따르는 행동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친밀함은 공감과 부드러움, 이타적 너그러움과 같은 감정들로 표현된다.
친밀함은 근본적으로 가정에서의 부부관계처럼 평등한 관계여야 한다. 철로 위를 굴러가는 열차처럼 인간관계는 내가 상대에게 하거나 상대를 위해 해주는 어떤 일이 아니라 나와 상대가 평등한 존재로 함께 해나가는 어떤 일이다.
나 자신의 감정을 생각하고 표현하고 논의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반성하기도 하면서 현실 속에 고정되고 나의 자아 내면에 고정된다.
소통은 모든 관계의 원동력이며, 인간관계가 발전하려면 소통은 필수적이다. 우리는 어떤 선택의 순간에 가장 친밀하다고 느끼는 것을 선택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심장질환보다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편견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는 심장질환으로 죽는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2배나 더 많은데도 우리는 가장 자주 들어 친밀한 정보를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친밀한 느낌을 좌우하는 것은 사실 논리적이지 않을 때도 많다.
인간관계의 궁극적 목표는 소통이며, 소통의 시작은 서로에 대한 친밀감이고, 친밀감은 상대의 인정에서 나오고, 인정은 상대의 사회적, 감정적 환경을 이해하고 관리하게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