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만이 자식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사랑하는 이의 뛰는 심장과 맥박과 피와 생명의 따뜻함을 알 수 있다. 의사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관찰자이며 환자는 관찰 대상일 뿐이며, 인간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를 하나의 대상처럼 다룬다.
부모와 의사의 차이는 부모는 자식과 하나가 되고, 일체가 되며 자식을 바라보며, 하나가 되어 서로 녹아들어 자식이라는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알 뿐 설명하지 않으며, 그냥 느낄 뿐이다. 의사는 환자를 하나의 대상으로 사물처럼 본다.
그것이 부모와 의사의 차이를 만든다. 서로 상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그저 느낄 뿐 서로 달라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는 법이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살아 있지 않는 것이다. 생각은 죽은 것, 현실에 살아있지 않는 대상만을 다룬다.
이것이 곧 과학에 느낌을 위한 공간이 없는 이유다. 느낌은 우리에게 다른 차원, 즉 생명의 차원을 부여한다. 우리 진정한 삶은 그 생명 안으로 한 걸음씩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의 결론에 이른다면 우리는 이미 그것을 놓쳐 버린 것이다.
그냥 허허 웃을 수 있을 때 그것을 진정으로 이해한 것이다. 그래서 깨달은 사람들은 언제나 진정한 부모나 연인의 언행처럼 불필요한 말은 한 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부모들은 삶을 본질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오직 친구들만이 삶을 토론할 수 있다. 토론이 적대적이 되거나 하나의 논쟁이 될 때 대화는 깨어진다. 삶은 그런 방법으로 토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토론할 수 있다. 토론은 논쟁이 아니라 대화이기 때문이다.
논쟁과 대화에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 욕심의 유무에 따라 논쟁이 될 때는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없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지금 말과 현실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비록 듣고 있더라도 진실로, 진정으로 듣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런 대화를 통해 새로운 논쟁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상대가 말하고 있는 동안 새로운 반박을 준비하며, 되받아칠 기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미 마음 속으로 편견을, 이론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대화를 통해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모르는 것도 아니고, 순수하지도 않고, 이미 무엇인가로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자신만의 이론을 가지고 그것들이 진실이라고 증명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은 어떤 이론도 갖고 있지 않으며, 언제나 열려 있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상대의 말과 생각을 들을 수 있으며, 상대로 하여금 듣게 만들려 하지만 대부분의 종교인들처럼 들을 수 없다.
사람들은 이미 자신만의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것에 문을 닫고,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닫아 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의 목적지에 도달한 사람은 논쟁할 수는 있어도 대화를 나눌 수는 없다. 다만 충돌할 뿐인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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