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고방식은 때로는 유리하게, 다른 때는 또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무의식적으로 숨겨진 어떤 일정한 형식을 찾아내려는 성향이 있다. 오랜 옛날에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관찰하여 북두칠성 같은 패턴을 찾아냈다.
또 중국사람들은 매년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로 계절이 바뀌는 양상을 발견하여 농사일에 적용한 것도 이런 우리의 내면적 성향 때문이다. 멘델이 자신이 뿌렸던 강남콩에서 일정한 형식을 찾아내 우성과 열성 유전자의 존재를 밝힌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이렇게 어떤 일정한 형식이나 패턴을 파악하려는 성향이 때로는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사물이나 사건을 손쉽게 분류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일단 분류가 끝나면 그 이면에 존재하는 더 많은 특징들을 더 이상 알아보려 하지 않는다.
패턴을 추구하려는 성향 때문에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패턴을 잘못 식별해낼 경우 세상을 그릇된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특정한 세계관처럼 이미 발견된 패턴을 받아들여 이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바라보려는 성향이 있다.
요즘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편견들처럼 이렇게 특정 성향적 패턴에만 집착한 나머지 수많은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함으로써 시각을 조금만 달리해도 볼 수 있었던 특이한 이론이나 또 다른 세계관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가 지닌 탁월한 지적 능력을 알아챌 수도 있었던 것들을 오히려 보지 못하게 만드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 때문에 사고 방식의 맹점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각자가 스스로의 맹점을 인식하면 그에 대처하는 방식도 알 수 있다.
자동차의 사이드미러에 적힌 "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물체가 더 가까이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처럼 일단 우리가 지닌 습관적 성향의 한계를 인식하면 할수록 충분히 보완 가능하다. 사실 맹점은 사고방식의 일부이기 때문에 완전히 없애기는 불가능하다.
일단 맹점을 파악하면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인식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과거의 어처구니 없는 짓들도 나중에 돌이켜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었거나 한 번만 더 생각했어도 되었을 일들이 대부분이다.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어처구니 없게 보일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무지 때문에 나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게 된다.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다면 언제든지 주위 전문가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컴퓨터 화면과 마우스패드의 관계를 잘 알지 못하면, 전체를 놓친 채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셈이 된다. 이처럼 자명해보이는 전체를 파악하지 못할 경우 우서룩한 사람으로 주위에 보이게 된다.
우리는 대부분 자신의 맹점을 알지 못해 곤경에 처하기도 하는데, 정말 친해지고 싶어하는 동료를 오히려 멀어지게 하거나, 자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면서 기를 꺽어놓는 것이 좋은 예들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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