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한외과개원의협의회 학술지 편집위원 모임이 있었다. 편집위원들이 모여 편집이야기는 잠깐만 하고,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한 열띤 험담과 불평만 늘어놓다가 일어났다.
우리 사회는 지도급 인사들부터 근거없는 도덕적 우월감이나 피해의식을 정당화하는 데에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분노를 자동 재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분노를 없애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여 상대의 잘못을 대승적으로 용서하고 품을 만한 용기가 없는 나약한 사람들이다.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처놓은 창살없는 감옥에 홀로 갖혀 구제불능의 억눌린 정신으로 자신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도무지 사랑이라는 따뜻한 햇살같은 눈길이나 손길을 구경할 수가 없다.
머릿 속에 가득찬 분노와 원한으로 상대에게도 똑같은 부당한 대우를 갚아주지 않으면 살아갈 자격이 없는 듯하 태도를 영원히 견지할 듯한 모습이다.
어느 정도 이해할 만도 하고 수긍이 가는 일면이 있기도 하지만, 용서는 자격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비열한 대우를 받았을 수도 있지만, 상대로부터 일말의 죄책감이나 사과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런 아이러니한 사실이 바로 핵심이다. 용서는 어떤 사람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것이 아니다. 바로 분노에 대한 나 자신의 감정적 대처의 문제이다.
아이들은 실수를 하면서 인생을 배우고 부모는 그런 자식의 고민과 아픔, 남모를 상처와 절망감을 쓰다듬고 품고 실수도 대범하게 용서하면서 인생을 배운다.
과거의 불합리한 대우에 대한 분노한 감정 때문에 지금까지 불행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과거의 부정적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분노를 곱씹으며 스스로를 파괴하며 불행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지나온 과거의 삶은 이미 극복한 어려움이며, 현제의 인간관계나 생활에서 과거의 분한 감정을 되살릴 필요는 없으며, 그것은 전적으로 나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있는 문제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평생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상처를 딛고 더 멀리, 더 빨리 달려가는 사람도 있다.
상처의 원인을 알아차리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와 사랑과 감사의 치유단계를 밟아가면 상처가 아물고, 과거의 상처자리에는 아팠던 흔적이 삶의 훈장으로 바뀌게 된다.
분노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게 걸어가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용서하고, 과거의 상처를 영광의 훈장처럼 가슴에 담고 살아가려고 마음만 먹으면 된다.
내 몸을 괴롭히고 파괴하던 고름 주머니를 용감하게 째면 몸 속에 뭉쳐있던 더러운 고름 덩어리들이 저절로 밖으로 나와 사라지고 대신에 깨끗하고 건강한 새살이 차게 된다.
오랫동안 곪아왔던 고름 주머니를 치료하면 나의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감과 가능성의 범위가 넓어지고 훨씬 더 큰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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