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점심도 도시락으로 때우면서 머리에서 열이 나고 쥐가 날 정도로 열심히 참여했다.
약간의 예외적인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나기를 좋아한다. 종친회나 동창회, 취미 동호회가 그렇고, 스포츠나 유명인의 팬클럽들이 공동의 관심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함께 모인다.
직능단체를 비롯한 로터리클럽 같은 사회적 단체들은 나의 경력을 계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활동을 할 수도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좋은 예다.
집단구성원이 되면 소속감, 유대감, 공동의 이익추구나 지원을 통한 구성원들의 호의, 나의 신념에 대한 지지 등을 얻을 수 있는 집단에 소속되게 된다. 나는 이것을 전체 국민인 모집단에 대한 부분집단이라 부른다.
누구나 자신이 속한 집단에 순응하고 협조하고 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집단은 우리 국회에서 보듯이 부분집단의 구성원들은 모집단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중간입장으로 쏠릴 것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떤 부분집단에 오래 속해 있을수록 집단의 규범에 따라 행동하는 정도가 아니라 집단 내에 널리 퍼진 태도가 구성원들의 성향에 강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내가 사회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 감당할 수 있는 위험도는 내가 받아들이는 성공의 가능성에 달려 있다. 내가 허용하는 성공가능성이 낮을수록 감당하는 위험도는 반대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구들에 의하면, 나 혼자 결정하는 성공가능성의 수준은 집단 차원에서 결정할 때보다 훨씬 높아야 위험을 받아들일 자세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즉 나 개인이 독립적으로 행동할 때 보다 집단적으로 할 때 훨씬 더 높은 위험도를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다.
집단의 태도가 개인의 태도보다 훨씬더 극단적이라는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문제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가이다.
개인은 집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집단이 어느 한 방향으로 치닫는다면, 소속된 개인은 더 극단적이고 더 선명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동의를 얻고자 한다. 또 집단 속에서는 개인의 책임이 줄어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 혼자 생각할 때보다 집단의 사고는 더욱 경직되며, 더욱 좁아지고, 더욱 극단의 강성으로 치닫게 되면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개인적 의사보다 집단의 의사결정을 더욱 신뢰하게 된다.
집단에서 내린 결정이 내가 내린 결정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집단의 결정을 따르게 되는 것은 연대감에서 오거나, 혹은 집단의 동의를 얻은 결정이 내 개인적인 의견보다 더 잘못될 리가 없다는 신뢰감의 결과일 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나같은 소수 의견은 항상 이리저리 차이고 치다가 사라지고, 마지막에는 나 혼자 진이 빠지고 피곤해진다. 집단적 도덕성의 확신은 어떤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잘못되거나 부도덕한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다.
경쟁관계거나 적대집단을 약해빠진 무리나 사악한 무리로 보면서 그들이 제시하는 반론을 의도적으로 묵살하려 든다. 그런 것을 보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자기 마음 속의 의혹을 속에만 담가두고 집단에 순응하게 된다.
독일의 나치정책이나 이스라엘의 아랍정책이나 중국의 아시아 정책이나 국내의 정당들의 정책이나 모두가 같은 맥락이다. 구성원들은 집단의 시각에 위배되는 정보를 다른 구성원들에게 감추고 있는 것이다.
내가 최고라 생각하는 순간, 나와 관점이 같지 않는 남의 이야기는 말같지 않는 소리로 전달되어 나의 귀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튕겨 나오게 되면, 서로간의 따뜻한 눈길과 마음이 교류되지 못하고 따분하고 차가운 얼음판으로 변하게 된다.
지도자의 비위를 맞추려 들거나 지도자가 자신과 관점이 다르거나 자기보다 똑똑하고 토론을 잘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려하지 않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