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학 졸업 후 젊을 때부터 서울에서 개원하고 계시던 대학 선배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을 다녀왔다.
누구도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잘 알지 못하게 때문에 인생길은 수수께끼같은 여행길이라 한다. 태어나는 순간 출발하여 숨을 거둘 때까지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험난한 마라톤 여정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려 애쓰거나 나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는 욕심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좌절을 느끼곤 한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실제로 나 자신보다 더 잘나거나 못난 사람인 척하지 않고 나 자신을 진실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일이다. 나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는 욕심을 버리면 어떤 집단에 끼거나 인정받고 싶거나 반감을 피하기 위해 쓰고 있던 가면을 벗을 수 있다.
이것 저것 생각하고 참견하면 삶이 복잡해지고 중심이나 초점이 흐려지게 마련이라 생각이나 에너지가 흩어져 집중력이 떨어진다. 단순해 질수록 나답게 나의 일을 잘 할 수 있고, 내가 도움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다.
단순하고 평범한 삶 속에 나의 인생의 내밀한 진실이 숨어있다는 말이다. 이 세상에서 내가 해야 될 일과 반드시 책임져야 할 길이 있다.
단순하게 산다고 해서 세상을 등지고 혼자만의 길을 가는 것은 현실도피의 한 단면이며, 나답게가 아니라 나만을 위한 삶이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서로 얽혀 부대끼며 사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살다보면 스트레스도 받고 미워하거나 사랑하기도 하면서 단순하게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마음 속에 자리잡은 욕심을 버리지 못한 때문이다.
일상의 삶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사람들의 소리와 강한 눈길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울 때가 있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를 내려놓은 채 달리러 나간다.
한참을 달리기의 흐름에 나를 던져두면, 숨겨져 있던 내 본 모습이 나타나면서 나 스스로 나의 가장 큰 매력을 마주 볼 수 있게 되고 마음 속을 어지럽히던 크고 작은 욕구들이 조용히 가라앉으며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숨겼던 나의 본 모습을 스스로 들여다 보는 동시에, 상대방의 인간답고 용기있는 모습도 함께 보게 되면서 인간관계가 더욱 깊게 된다.
출발의 즐거움과 완주의 행복만 생각한다면 달려가는 과정의 참다운 의미을 모르고 사는 후회를 나이들면서 하게 될 수도 있다. 내가 가야할 길을 분명히 알고, 살아가는 과정을 모험적으로 나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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