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49-2]내지무노사(乃至無老死): 이미 무명이 없어져 다하면 죽음 또한 없어진다: 어리석음에 이어지는 마음 작용이 행이다
반야심경의 '키 워드'인 공(空)이 바로 인연, 즉 연기(緣起)와 같은 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하였고, 이 연기란 것도 결국 실재(實在)에 관한 바른 인식(정견正見)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 불법은 실재에 대해 바른 인식을 하는 마음의 훈련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무명이 원인이 되어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의 ‘내지무노사'를 설명하는 것이 12연기를 순차적으로 설명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12연기에서 무명 다음은 행(行)이다. 행은 다음 단계인 식(識)을 일으키게 하는 어떤 중간 작용이다.
식에 대해서는 골치 아플 정도로 많은 설명들이 있지만, 행은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 조금 생각을 해야 이해할 수 있다. 더군다나 행을 업(業)이라고 단정적으로 해설해 놓은 책들이 많이 널려 있어서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정확하게는 행은 그 스스로 업이 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업이란 선업(善業)과 악업(惡業)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이며, 행은 '깨닫지 못한 가운데서 가지게 되는 생각(식 識)'을 들게 하는 과정 혹은 그 흐름을 표현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물욕이 많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대화면의 PDP TV를 구입할 리 없고,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이 고급 오디오나 CD를 구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 그런 사람 봤어”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바보이거나 아니면 제 정신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차라리 그런 쓸모없는 물건을 구입하게 된 다른 연유를 찾는 것이 오히려 옳아 보일 것이다. 욕심도 비교할 대상과 상대가 있어야 일어나는 것이 틀림없으므로, 무엇인가 '인식'이 되는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더 타당하며 그것이 바로 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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