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두뇌 발달은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 그러니까 아버지의 정자가 어머니의 난자에 침투하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접합체가 나뉘기 시작한다. 2,4,8, 16개로 나뉘다가 결국에는 수백 개의 세포가 생겨난다.
수정 후 2주 정도 되면 급증한 세포들로 이루어진 작은 공이 스스로 접힌다. 마치 손가락이 부드러운 풍선의 중심부를 누르는 것처럼접히면서 외부의 세포들이 영역 내부로 이동하기 시작하며, 이런 움직임은 신경계를 형성할 세포 속 유전자들을 자극한다.
압축된 풍선은 길어지고 튜브형으로 접히며, 튜브의 한쪽 끝은 척수가 되고, 다른 쪽은 두뇌가 된다. 그 과정에서도 세포 분열은 계속되어, 8주 무렵이면 두 뇌가 세 부분으로 발전한다. 이렇게 우리 존재 형성의 초창기는 왕성한 세포 과잉생산의 시간이다.
25만개의 신경모세포들이 활동하며 초기 신경세포가 매분 만들어진다. 이 시기부터 뉴런들은 특정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 분화한다. 우선 특정 장소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고, 이웃하는 뉴런 쪽을 향해 적극적으로 확장한다.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두뇌는 사회적이다. 뉴런은 이웃과 연결을 공유하는데, 접촉이 부족하면 소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은 군체들은 스스로 발달해나가는 한편, 다른 이웃군에도 손을 뻗친다.
신경관 내부에서 계속 분열되는 세포들은 엄청난 숫자의 뉴런들을 만들어낸다. 이런 뉴런들은 두뇌 각 위치로 이동하며, 피질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뻗어나간다. 원래의 뉴런 군체에서 멀리 떨어진 갓길로 이동하다가 다른 군체에 터전을 잡기도 한다.
그리고 이들은 마치 대사관의 대사처럼 두 곳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게끔 길을 터준다. 이런 이동이 정상적 기능과 잘못된 기능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태아 두뇌의 각 세포들이 미리 정해진 기능과 위치를 갖는다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이동 자체가 뉴런의 정체성을 결정하고 두뇌 구조가 조직되는 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시각 뉴런은 시각 뉴런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시각 정보가 도달하는 두뇌 부위로 이동했기 때문에 시각 뉴런이 된 것이다.
우리가 세상 속 대한민국에 태어났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바른 뉴런 이동은 정상적인 두뇌 기능을 발달시키는 데 아주 중요하다. 자폐증, 난독증, 간질, 정신분열증은 부분적으로 이런 뉴런들의 이동 과정의 문제 때문이다.
뉴런이 기능을 갖추기 시작할 때 상당수가 이런 여정 도중에 잘못될 수 있고, 뉴런의 기능과 형태는 그 과정에서 만나는 여러 세포들과 세포 속 특정 유전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호르몬, 성장인자, 뉴런들끼지 붙게 만드는 세포유착분자, 세포 사이의 신호들에 관해서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다.
그러나 모체 혈액 속의 물질등 모두가 어디서 뉴런이 멈추고, 어떤 식으로 기능을 수행할지에 영향을 끼친다. 결국 이들은 유전자들을 움직여 두뇌를 만들게 된다. 뉴런은 최종 장소까지 이동하는 동안 영양분을 공급받고, 길을 남기며, 보호 받는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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