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매주 수요일마다 책을 쓴 저자들과 만남을 통해 그들의 멘토적 삶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지식카페의 정기 모임에 갔다.
최근에 부쩍 늘어난 이런 북카페 모임의 목적은 대부분 긍정적 사고를 받아들이고 그런 시각을 가지려는 동기유발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긍정적 사고에 심취하고 그렇게 산다고 해서 아이러니하게도 더 행복해지지는 않고 오히려 더 불안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다. 그래서 더 그런 모임들이 발전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지속적인 경계의 필요성을 내던져버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내부적으로 방향만 틀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즉 실패를 하거나 일자리를 잃을까 고민하지 말고 그런 부정적인 상황을 예상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종교 원리주의자들이 자신의 모든 언행을 교리에 비추어보듯이 일종의 자기 최면이자 자기 기만의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들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불가능에 대한 전망은 끊임없이 경계하고, 통제에 반발하는 몸과 마음을 끊임없이 감시할 것을 스스로에게 요구한다.
너무 심각하게 빠져들면 나를 구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나의 판단을 가로막고, 지극히 중요한 정보로부터 나를 분리시키는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살아가면서 불필요한 불안이나 걱정스런 생각을 당연히 조심해야 하지만, 나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나 세계에 대해 한 순간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무책임한 정치인들이나 일부 진보적 인사들의 북한에 대한 무분별적이고 긍정적인 한 민족(?)적 애정이 북한의 핵무장과 대남공습을 초래했다는 사실에서 긴장의 끈을 늦추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내가 처한 현재의 실제적인 환경을 도외시하면서 상황이 개선되기만을 바랄 수는 없다는 주의깊은 현실주의가 오히려 행복을 더 가능하게 한다.
결단력있는 주관적 요인들이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고, 때로는 악몽같은 역경을 넘어서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현재 나의 내부적인 상태나 태도, 그리고 기분에 비하면 부차적인 사항일 뿐이다.
행복한 환경이 필연적으로 행복이라는 결과를 낳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생각과 감정을 교정하는 내부 통제를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내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 위험은 자기 몰입에서 벗어나 세상 속에서 용기있게 도전하고 행동을 취함으로써 없앨 수 있다.
장마라는 현실적인 위험에 대한 방어용 제방을 쌓고, 필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주고, 응급구호 및 비상피난법을 훈련하고 긴급 구조요원을 제대로 강화하는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사는 방법의 시도에서 시작해야 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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