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동갑으로 가까이 사는 달리는 의사들 서울지회장이신 감상우 선생님 내외분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환갑이 무슨 벼슬은 아니지만, 그래도 육십년 세월이 흘렀고, 이제 인생을 마무리하고 봉사해야하는 남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성인병은 말 그대로 나이들면 생기는 시시한 병이다. 기계로 치면 많이 썼기 때문에 고장이라기보다는 닳고 녹쓸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수명이 다해간다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평소 닦고 조이고 기름치며 잘 관리해왔으면 같은 세월이 흘러도 훨씬 더 상태가 좋을 것이 당연하다. 우리 몸도 주인인 내가 살살 달래고 손봐가며 잘 써야지 섣불리 신기술이라고 아무거나 들이대다가 긁어 부스럼 만들게 되면 안된다.
진짜로 피해야 할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질병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소심하고 위축되는 것이다. 나이들수록 얼마 남지 않은 미래를 위해 더 절제하고, 더 운동하고, 더 많이 활동하는 자기 관리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성질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이제 서두르면 빨리 죽게 되고, 빨리 죽을수록 나만 손해니까), 차분히 차례를 기다리며 양보도 하면서 살지 않으면 안된다.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찿으러 멀리 차타고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듯이, 생활자세도 가족들과의 대화의 마당을 더 활성화하여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을 더 많이 알고 이해하고 격려해야 한다.
세상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극히 정상적인 일이므로 서양사람들이 식후에 천천히 차를 마시며 담소를 통해 희로애락을 제대로 풀어내듯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혼자서 화내고 불평하여 스스로를 괴롭혀 외롭고 병들게 만들지 않아야 한다.
그럴수록 내 마음의 여유만 빨리 사라지고 조급하게 변한다. 알고보면 삶의 기쁨이나 슬픔도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감정이므로 세상이 나에게 무심코 던진 말들이나 행동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즈음은 다들 바쁘게 살기 때문에 가족이 다 모여 뭔가를 함께하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한번씩 주말에 그런 자리가 만들어지면 웬지 내가 너무 사치스러워진 듯한 기분에 젖을 때도 있을 정도다
그것은 결코 사치가 아니며 너무나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이데도 말이다. 가족은 식구(食口), 즉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니 음식을 함께 먹는 시간이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고 서로 격려하고 소통하며 관계를 회복하여 행복을 만들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편견은 우리 삶 속에서 인생의 진가를 지나치게 만들기 때문에 무엇이든 지나치면 안된다는 말이다. 신체리듬도 내 몸에 맞게 운동하고 균형있게 적당히, 그리고 골고루 먹어야 한다.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아니라 거의 하나같이 많이 먹지 않고 몸도 적절히 말랐지만, 체력과 지구력은 누구 못지 않게 뛰어나다.
삶의 모든 기준은 먼저 나의 환경과 신체조건을 알고 실천하는 능력이 참된 인생의 수위조절이며, 더 많은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길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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