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두 달마다 만나는 지인들의 모임이 있었다. 평소 삶에 바빠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운 삶들이 그런 허물없는 자리를 통해 또다시 제 자리를 잡게 된다.
지금의 경제적 상황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울한 사람은 자신의 고뇌를 외부로 투사하고 매사에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며, 그런 왜곡된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를 통해 고뇌를 부풀린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생각 모두 감정이나 지각을 구분하지 못하고 현실 대신에 환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경향이 세상을 나의 감정과 환상으로 채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게 만든다.
이 세상에는 죽음의 확실성 뿐만 아니라 커다란 행복에도 똑같은 위험과 기회가 뒤섞여 있으며, 사람들 개개인이 아무리 뛰어나고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조직은 항상 집단적인 환상과 열광이라는 집단사고에 빠져들기 쉽고 안정되지 못하는 이유다.
복합적인 위험에 직면한 인간의 생존은 집단을 이루는 능력에 달려있다. 집단적 단합이나 집중의 필요성이 현실주의와 진화론의 상삭을 앞서기 때문에 여론에 도전하거나 맞서는 것을 어려워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일단 사회에서 공인된 사실들을 가능한 한 꼼꼼히 살펴서 어느 것을 수용하고 어떤 것을 버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용기와 근면함이 필요한 나 자신의 책임소관이다.
내가 겪은 재난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그것을 말하고 싶어하는 욕구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 사이의 갈등이 종종 스트레스와 건강 문제를 유발하고 짜증과 논쟁이 급속도로 늘어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거나 이미 공인된 사실들을 살피는 것은 단순히 외부 세상에 대한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개인 및 인류라는 종으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냉철한 경험주의에 의존하여 스스로를 보호해왔다.
내면의 생각과 느낌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갖는 힘은 대단히 커서 대화할 상대가 아무도 없어도 나의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소리내어 말하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편안해질 수 있다.
지난 경험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나라는 개인이 그 일에 대해 더 넓은 맥락에서 볼 수 있게 되어 일종의 생각넓이기 훈련으로 많은 이점을 준다. 사물을 나의 감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가장 보편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나의 희망이나 걱정, 즉 경험을 글로 써서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 자체가 현실의 두려움과 불안을 정복하는 만병톨치약은 아니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내면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행위는 삶의 두려움을 이기고 나의 내면을 강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일상의 문제에는 현실적으로 아주 낙천적이고 쾌활하게 살아가더라도 북한과의 문제만은 신뢰하되 검증하는 방어적 비관주의 자세가 필요하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되 문제에는 솔직하게 맞서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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