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존경하는 원장님, 이른 아침에 죄송했습니다.
갑자기 피부에 거뭇거뭇 검은 점이 생겨
혹시 피부암일지도 모른다는
이 나이에 나만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모두는 동으로 서로 피서를 떠나는데
재수 없이 나만
차가운 땅속으로 영면의 여행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그 서러움 어쩌지 못해
운동하다 말고 부랴부랴 원장님께 달려갔었지요.
그러나 생명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는
원장님 말씀을 듣고 지금은 평소대로 일 잘하고 있습니다.
점심도 삼계탕으로 배불리 잘 먹었습니다.
2.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이른 시간에 실례하지 않겠습니다.
하온 즉,
병원 진료시간이 분명 9시 30분.
그러나 원장님은 50분에서야 느릿느릿 출근
그 바람에 환자 너덧 분,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았지요.
모두는 그렇게 닭졸음 좇으며 지루하게
존경하는 원장님을 기다렸지요.
모두는 그렇게 쓴 약 같은 일들에
청색의 삶을 삶에도 군말 없이 그렇게
줄이어 기다렸지요.
3.
아, 나도 낼 부턴
그렇게
순전히
내 맘대로 출근해야겠다.
왜 그렇게 늦게 나오느냐 따지면
내가 존경하는 원장님도 그렇게 출근하시던데
웬, 군말이야! 버럭버럭 왕핏대 큰소릴 쳐대며
꽝꽝 문을 여닫아야 겠다.
아!!!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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