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 조직위원 모임이 있었다. 우리는 2002년 대회를 처음 시작한 이후 조직위원들은 일년 내내 매월 세 번째 목요일에 만나 대회에 대해 토론을 해오고 있다.
왜 조직위원들은 공짜로 대회를 위해 일하는가? 사람들의 행동은 주로 개인적, 금전적 동기에 의해 일어난다. 어떤 일을 하는 합리적인 이유는 돈 때문이므로 공짜로 어떤 일을 하는 현상은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다.
우리의 행동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동기에 문제가 있다. '왜 이 일을 공짜로 하는가'가 아니라 '왜 이 일을 하는가'라고 물어야 봉사에 대한 광범위한 내재적 동기들이 드러나게 된다.
놀라운 일이 새로 벌어지면 사람들은 설명을 원하는데, 대개 그 새로운 것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에 내가 잉여시간과 재능을 관대하고 공적인 방식으로 사용한다면 그 원인이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어떤 것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런 기술 중심의 관점 때문에 놀라움의 원인을 새로운 도구나 사회적 툴에서 찾으려 하지만, 거기에는 또 다른 가능성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새로운 사회 현상이 놀라는 이유는 자신의 낡은 믿음이 틀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믿음에 집착한 나머지 세상이 실제로 작동하는 합리적 방식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행동을 해석함으로써 동기라는 주제의 핵심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힘을 모으면 혼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사교적이면서도 관대한 행동의 핵심요소는 개인들의 성격이다. 사회적 기술은 어떤 헹동을 가능하게는 하지만, 그것이 행동의 원인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놀라는 것은 자신이 믿고 있던 낡은 믿음이 무너질 때 드는 느낌이다. 요즘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관한 사람들의 가정이 완전히 쓸모없는 것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완전히 개인적인 취미인 달리기를 통한 사회적 기부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삶에서 회자되는 많은 이야기들이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에 관한 것들이다. 어떤 도구가 유용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어떤 도구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준다먼, 그것이 설사 기존의 도구와 아주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용하게 된다.
적절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한다. 나의 행동 중의 많은 것은 전화번호 외우는 것과 비슷하게 불편하기 때문에 휴대전화의 단축키처럼 불편이 사라지면 그런 행동 또한 사라지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새롭고 놀라운 행동들은 공통적으로 나의 내재적 동기를 보상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런 기회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창안한 것은 우리 조직위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 대회라는 순수 기부성 마라톤 대회는 사회적 동물로 살아온 우리의 삶에서 오래 지속되어 온 삶의 방식을 대체한 것이 아니라 한층 더 그런 패턴을 연장한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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