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과천서울대공원의 산책길에서 개최된 서울마라톤클럽 주최의 2012년 혹서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지금까지의 폭염으로 뜨거워진 지구를 식히는 비 속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산길을 달렸다.
세상살이 모든 일에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기 통제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이런 막연한 긍정적 사고방식은 잠재적으로 나의 판단력을 가로막고, 지극히 중요한 정보로부터 나를 분리시키는 치명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마라톤 같은 장거리 달리기에서 충분한 기본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완주기대에 편승하여 무리한 도전정신만을 강조하게 되면 몸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하게 되기도 한다.
살아가는 일상에서의 삶처럼 마음 속 내면에서 들려오는 걱정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조심해야 할 때도 있지만, 나 자신을 둘러싼 외부 세계에서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면 안되는 것이 장거리 달리기다.
특히 산길이나 언덕이 많은 등의 어려운 코스거나 뜨겁거나 추운 극한 환경에서 달려야 하는 경우에 너무 긴장하여 경솔하게 내린 결정 때문에 그런 고강도 대회를 반대하는 부정적인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더라도 긴장을 늦추는 것은 더 위험하다.
주의 깊은 현실주의가 건강과 행복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능하게 만든다. 나 자신이 처한 실제 환경을 도외시하면서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면서 외부의 변수와 관련한 문제들을 가장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외부요인이 나의 내부적인 상태나 태도, 혹은 기분에 비하면 부차적인 것이라는 주장은 정말 균형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한참 잘못하고 있는 생각이다.
어제 대회에서도 중간에 달리기를 포기한 주자들이 많았다. 그런 주관적인 결단력이 부상을 예방하는 등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며, 때로는 악몽과 같은 역경을 넘어서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현실적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정신이 자동적으로 물질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며, 어려운 상황을 무시하고, 그것을 나의 생각 탓으로 돌리는 것은 스스로를 약화시키는 길이다. 흔히 말하는 "그 사고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어!"라는 말과 일맥 상통한다.
일상의 삶에서 내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은 현실적이며, 자기 몰입에서 벗어나 세상 속에서 행동할 때에만 없앨 수 있다. 행복한 환경이 행복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생각과 감정을 교정하는 내면의 힘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 기본에 충실한 훈련과 대비태세를 갖추고, 외부나 상황의 위협에 대한 제방을 쌓고, 약한 부분은 보수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건강과 행복, 그리고 성공의 지름길이다. 달리기도 마찬가지이다.
한번에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으며, 어쩌면 한 가지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지금까지 쌓아온 최선의 삶의 비법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볼 수는 있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행복과 건강, 그리고 성공의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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