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에게 부당한 판정을 한 올림픽 경기심판들에게 대한 신상털기가 외국 언론의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부정적 이슈의 대상에 대한 지나친 일반화되고 단순한 반응으로 신상털기라는 대응을 통해 응징하는 일이 흔하다.
두려움이나 분노처럼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감정이 생각을 편협하게 만들고 이상하게 왜곡시켜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일반화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신상털기 방식의 대응도 이런 분노에 대한 지나친 반응의 하나다.
'빨리 빨리'가 모토였던 경제개발시대를 거치면서 내가 상대하고 있는 새로운 상황이나 일이 포함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 때문에 특정한 상황이나 사람을 나에게 익숙하거나 도움이 되는 일반적인 범주에 속하는가 아닌가 신속한 판단이 필요했다.
나의 삶이나 사회적 성공이 금방이라도 덮칠 듯한 위험한 상황 속에 놓여 있는 경우가 다반사었기 때문이다. 나의 존재가 생사의 기로에 있을 때, 내가 맞닥뜨린 상황을 재빨리 단순화하고 가장 기본적인 생각,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나쁘면 빨리 버리고 달아나자'는 생각은 아주 좋은 작전이었다.
어떤 대상을 호,불호의 것으로 일반화하는 것, 심지어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것이 '죽느냐 사느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라는 상반된 명제 속의 경제개발 시대를 거치면서 하나의 생물종으로서 얼마나 뛰어난 적응력으로 체화되었나를 알 수 있다.
현실을 왜곡하거나 환상에 반응해 두려움을 느끼거나 상관없이 마주하는 어떤 상황을 일반화해서 나라는 존재가 살아남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방해나 장애가 되면 가차없이 공격하거나 버리고 무시하고 깔아뭉갤 소재를 최대한 이용했다.
선거철에 우리 정치인이나 정부에서 언론을 통해 특정한 언어표현을 사용하여 국민들의 분노나 두려움을 과장하여 촉발함으로써 자신이 바라는 감정의 왜곡을 일으킬 수 있는 사실을 경험으로 보아왔다.
두려움이 사람들로 하여금 실제 위협의 정도를 과장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정부는 더욱더 엄격한 보안체제를 구축하게 되었고, 안보라는 이름 아래 기꺼이 어느 정도의 자유를 포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국민들에게 그런 두려움을 유발한 정치인들이나 정부 관리들은 그런 국민들의 제한된 자유를 즐기며, 더욱더 국민들의 두려움을 확대재생산할 생각에만 몰두할 뿐 자신들의 희생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인들이 만들어내는 두려움이 국민 개인의 행동 뿐만 아니라 공공 정책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자신들은 그런 영향권 밖에서 특권적 행동을 하는 그런 상상을 뛰어넘는 무책임한 행동의 결과가 작금의 이념적 혼란과 정치적 불안정이다.
정치인들이 설계하여 만들어 낸 '우리'와 '그들', 우월감과 열등감 같은 단순화와 일반화에 따른 고정관념이 증오와 섞여 두려움을 자극하고 집단 폭력으로 이어지는 행동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두려움은 우리가 일상의 위험이나 생명 위협을 받는 상황을 회피하는 경보체계에서 진화되었으며, 엉뚱한 때 엉뚱한 상황에서 잘못된 두려움에 엉뚱하게 반응함으로써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본능적인 두려움이 언제까지나 나를 위험에서 보호할 것이라고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깨어있는 일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잘못된 두려움이 나의 행복을 가로막고 나를 파괴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성과 판단력, 그리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내가 가진 두려움을 분석하고 평가하여 있는 그대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삶에 따른 실제의 위험을 근거로 하는 두려움을 직시하게 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이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상대의 신상털기는 정치인의 왜곡된 선전술처럼 상대의 반발만 살 뿐 나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대응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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