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공동 제소하기로 자체 결정하고, 이런 내용을 담아 우리 대통령에게 전달한 외교문서를 우리 정부가 일본으로 반송했다. 우리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시비가 근거없고 부당하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이유다.
일반 대중들은 외교전문가들과 달리, 자신이 친숙한 사회의 윤리적 기준에 비해서 공정하거나 좋은 행동의 규범에서 벗어나는 짓을 한 사람들을 처벌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설사 그런 처벌을 가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손해를 감수할 필요가 있더라도 말이다. 부당한 협상제안을 거부함으로써 약간의 개인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이를 감수하는 것이 사회에 더 나은 혜택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당한 제안을 거부하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 혹은 돈이 들더라도 우리 대부분은 나쁜 것을 처벌하는 행위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협상에서 인색한 상대의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상대가 부당한 몫을 챙기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만족감을 얻게 된다는 말이다.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발찌의 부착명령처럼 법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범죄자의 이중처벌 논란은 있지만, 법적 정의면에서는 범죄자가 추가적인 부당한 사적이익을 챙기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에서 일반 국민들이 얻는 사회적 안정감과 같은 것이다.
인간사회에서는 이기심과 시장의 힘은 실제로 연관이 많다. 시장은 낯선 사람들과의 관대한 상호작용을 위축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촉진한다. 시장거래가 덜 통합된 사회일수록 서로가 익명의 상호작용에서 더 경계하며 덜 관대한 반응을 보인다는 의미다.
낯선 사람과의 관대한 거래를 하려는 의욕을 증가시키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시장이 작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뭔가를 팔려고 할 때 그 거래가 지닌 경제적 성격과 실제로 구매자를 어떻게 얼마나 아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장은 사람들에게 모르는 사람과 거래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생각과 그런 거래를 통해 낯선 사람과 상호작용하기에 적절한 방법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지게 만든다. 사회적 생산에 포함된 규범이 시장문화에 선례가 있다고 해서 윤리와 문화가 쉽게 융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에게 돈을 지불하고 진료를 하게 하던 방식에서 의사집단에게 적정한 진료비 보상과 관련없이 의사이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진료를 해야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사소한 일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상당히 진통이 따르는 일이다.
헌혈이나 장기기증, 대리모나 암표상 같은 아젠다에 대해 그것을 공동체의 선행으로 취급해야 할지 시장의 상품으로 취급해야 할지 사이에 논쟁이 계속되는 것도 똑같이 시장의 도덕성이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의 논리를 바탕으로 응급실 환자 진료는 해당전문의로 해야 한다는 '응급의료법'이나 장기기증에 관한 법률 등의 사회적 문제는 시장에서 조직적으로 일어나는 경제행위와 공공논리에 따른 탁상행식 법률지상주의 인식 사이의 사소한 차이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불공평한 분배를 거부하는 행동은 단순히 인지적 실수가 아니라 의사 소통행위이자 사회적 행위이다. 사람은 항상 이기적인 방식으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며, 거래 자체에도 자기 이익 이전에 감정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독도에 대한 대응인식이 그들이 지금까지의 보여온 행위에 대한 우리 나라의 국민 감정을 위로하거나 진정시키기보다 더 격앙되게 만들고 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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