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한외과개원의협의회 주최 2012 추계 연수강좌가 건국대병원지하대강당에서 있었다. 성황리에 치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고 행사가 끝난 후 저녁자리에 함께 모여 임원진들이 한 자평이었다.
우리는 나 자신의 믿음이 맞는지 틀렸는지 입증할 수 있는 엄격한 종류의 검증에 선뜻 내맡기기를 꺼려한다. 반면에 다른 사람의 믿음에 대해서는 그런 검증을 당연히 거쳐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비대칭적 성향이 있다.
과학적 믿음에는 반복 실현 가능성이 바탕이 되며, 그것이 불가능하면 진실일 수 없다. 몇 년 전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복제 사건도 결국에는 똑같은 반복실현의 불가능성에 의한 진실 공방이 주된 내용이다.
과학의 발전에서 중요한 것은 연금술사가 사용하는 것같은 신비한 도구가 아니다. 과학은 어떤 한 사람의 뛰어난 직관이나 성공적인 실험 방법과, 그리고 가정 혹은 결과를 서로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함께 오류를 찾아내는 공식적 방법을 통해 발전한다.
정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가정과 연구방법을 공유하는 문화는 과학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찰하고 이해함으로써 기존의 사실을 새로운 실험결과나 직관과 재결합할 수 있게 된다.
결합의 가능성이 뭔가를 아는 것과 가진 것 사이에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요소다. 아무도 모르는 정보는 있을 수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지식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한 권 가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한 권을 더 준다면 두 권을 가지게 되지만, 그것은 많은 것이 아니다. 반면에 두 권의 책을 읽고 서로 결합하여 아주 중요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재현할 수 있다면, 그것을 이용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다.
연수강좌나 학술대회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그런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행위를 통해 가진 물건의 수가 아니라 지식의 양을 늘임으로써 전체적인 큰 변화와 가능성을 가져오려는 과학적 노력의 일환이다.
인간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결합하기 쉬운 것이 지식이며, 사회가 지식을 공유하는 방식이 아주 중요한 것은 이런 지식의 확산에 따른 변화 가능성 때문이며, 이것은 각자가 속한 사회의 조직문화와 관련이 있다.
의학은 특히나 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과학적 안전성이 중요하며, 조직의 크기와 지식공유에 필요한 비용, 공유할 지식의 명료성과 안전성, 그리고 지식을 수용하는 문화적 규범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일에 참가하는 집단 구성원들의 서로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조직 문화의 기반이 되고, 그런 문화 규범이 일의 성공과 실패를 예측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새로운 문화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집단의 공유능력이 이런 문화에서만 최대한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의 노력으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면,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당연히 발벗고 뛰어들어야 한다.
우리 임원들이 새롭게 마음먹고 계획한 외과개원의들의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최초의 프로젝터가 나름대로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음에 고무된 하루였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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