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진실을 부정하는 현실을 많이 본다. 이런 부인은 자신의 용납할 수 없는 생각이나 행동을 마치 그러한 것이 전혀 없었던 것처럼 무시하거나 부정하는 행동이다. 불쾌한 현실 상황이나 불안 유발 요인을 직면하지 않으려는 언행이다.
가장 단순한 형태의 자기 방어 수단으로 비교적 어릴 때부터 작동되기 시작하며, 충격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생각하고 느끼고 지각하는 것을 왜곡함으로써 위협적인 현실로 인해 유발되는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현실에 눈을 감고 이를 외면한다.
전쟁이나 다른 재난과 같은 비극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고통이 수용되기 어려울 때 그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해 눈을 감아 버린다. 군대 작전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가 죽은 자식이 여전히 살아 있다고 믿는 것처럼 자식의 죽음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식이다.
프로이트는 부인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무의식적 방어기제라 주장하면서도 무의식 자체는 자신의 죽음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마치 불멸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자크 라캉도 자신의 출생에 관해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출생과 죽음이 제기하는 질문에 대부분 환상이나 일시적 위안만 줄 수 있는 이야기로 답하게 된다.
죽음의 가능성에 대한 부인의 방어기제를 받아들이는 의사는 환자에게도 그런 자세를 부추기는 반면, 의사가 환자와 병의 말기적 성격에 관해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환자도 더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가 언제, 누구를 대상으로 부인이 이루어질지에 영향을 미치며, 사람들은 가끔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는 병에 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가까운 친구나 가족과는 그럴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이 그런 이유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다만 가까운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을 피하거나 아프기 전에 가졌던 관계를 보존하기 위해 자신의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부인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들어오는 위협적인 정보를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처리된 위협적인 정보를 타당하지 않고 잘못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처음의 것으로 방어하는 데 실패할 경우 두 번째의 것을 사용한다.
위협적 정보를 단순히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부정확하거나 거짓된 것으로 여긴다. 자녀가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소식을 들은 부모는 처음에는 "그럴 리가 없어, 걔는 그런 아이가 아니야."라 일단 부인하고 본다.
그 다음 "뭔가 잘못되었어. 경찰이 오해를 했을 거야."라는 식으로 자기 자신을 불안으로부터 보호한다. 부인은 억압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대처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을 무의식으로 밀어 넣는 기제다.
그러나 억압이 내적 심리 변화로 비롯된 위협을 다루는 반면, 부인은 외적 근원을 가진 위협을 다룬다는 차이가 있으며, 또한 합리화가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면 부인은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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