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은 단순하고,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반복된다. 그 과정의 모든 행동은 생각을 위한 구도로 배치되어 있으며, 내게 주어진 시간은 온전히 생각에 투입된다. 아침에 잠이 깨면 떠오른 생각을 이렇게 기록한다.
미지근한 물 두 잔을 마시고, 글 쓰거나 읽거나 운동을 할 때도 어떤 생각을 머릿속에 계속 붙들고 있으려면 약간의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하지만 명상하듯 천천히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동작들을 하면서 해도 먹거나 소화시키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집에서 나와 가지고 나온 쓰레기를 버리고, 아침 출근길에 아파트 쓰레기 수집장을 정리하고 있는 미화원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분리하여 버리고, 차를 타러 정류장으로 가거나 보행길을 따라 속보로 이동할 때도 계속 생각을 유지한다.
다른 활동을 하면서도 생각을 계속하는 것은 내 삶에 대한 몰입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인데, 내가 주로 하는 방법은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을 혼잣소리로 염송하는 것이다. 이동하거나 움직이는 중에 다른 생각을 하는 것도 위험하지 않다.
다른 활동을 하고 있을 때도 문제를 생각하는 강도가 낮아지지 때문에 일상적인 행동이나 익숙한 기계 조작 등에도 전혀 문제적 위험이 따르지 않는다. 걷는 중에 신호에 걸려 기다리는 동안에는 생각의 강도가 높아지고 집중에 대한 편안함 또한 향상된다.
이런 기분을 만끽하면서 가다 보면 신호에 걸려 기다리는 것조차도 즐길 수 있게 된다. 진료실에 가서는 온몸에 힘을 빼고 편안한 자리에 앉아 계속 생각을 이어간다. 이런 과정에서 가끔 앉은 채 선잠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즉시 공책에 메모해서 기록한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나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책이나 논문들을 읽기도 하고, 신문 등 지나간 기록에서 검색하여 찾거나 전문가들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점심은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과 함께 구내식당에 가서 그날의 메뉴를 맛있게 즐기며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일상적인 삶의 생각들은 계속된다. 점심식사를 마치면 동네 한 블록을 넓게 30분 정도 속보로 걸으며, 자연 속에 나 자신을 던져두는 시간이다.
계속하는 생각들은 일상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때 귀중한 창의적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도 더러 있다. 오후 5시면 일과가 끝나고 다시 길로 나선다. 길도 하나, 나도 하나로 서로 하나가 된 채 계속 이어지는 생각 속으로 들어간다.
길 위를 지나가면서 다른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그 시간 자체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려 노력한다. 이때는 의도적으로 문제를 잊는 시간이다. 야외를 이동하는 중에는 다른 문제를 생각하게 되면 집중이 되지 않고 위험하기도 해서 그 자체에만 몰입한다.
그런 행동을 통해 문제적 생각들을 잊을 수 있게 되면서 재미 있게 스스로에게 몰두할 수 있다. 운동을 매일 하다 보면 신체에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어떤 것도 고집하지 않고, 피로함을 느낄 때는 즉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퇴근길에는 저녁 약속과 술자리도 있지만, 대부분 9시 전후로 끝이나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밀린 이야기들 가족들과 조금 나누다 보면 10~11시 쯤 되면 졸음이 밀려오고, 잠자리에 들면 편안하게 곧 잠이 들었다가 4-5시 경에 깨어 일어나 새로운 하루를 이어간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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