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이나 습관은 일단 완전히 굳어진 다음에는 평생 변하지 않는다. 두뇌도 똑같다. 우리 뇌나 심장의 기능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것이 지난 세기 전반에 걸친 학계의 정설이었다. 뇌나 심장을 너무 많이 쓰면 그만큼 빨리 죽거나 치매에 걸린다는 식이었다.
뇌신경의 연결방식인 시냅스 또한 얼마든지 재배열은 가능하지만, 신경세포인 뉴런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 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어떤 특정 행위는 뇌세포의 감소를 촉진하기도 하지만, 한번 파괴된 뇌세포는 절대로 재생되지는 않는다고 위협했다.
술이 대표적이었다. 그런데 그런 학자들의 가르침은 완전히 틀렸다. 뇌세포는 분명히 재생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수천 개씩 다시 생겨난다. 특정 세포에 흡수되는 염색물질을 이용하여 불치병 환자의 뇌를 관찰하던 과정에 해마에 염료표시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현상은 뉴런이 분열하고 증식한다는 증거였다. 몸의 다른 부위에 있는 세포와 마찬가지로 해마도 신경재생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우리 뇌에 노화에 대항할 수단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파킨슨 병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근본 원인인 세포의 사망 손상에 대응할 수단의 발견은 신경세포를 재생하는 방법만 알아내면 뇌 일부를 대체할 새로운 세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중요한 의미였다.
뉴런이 처음 생성될 때는 아무런 기능도 없는 줄기세포에 불과하지만 발달과정을 거치면서 자기 역할을 찾아낸다. 대부분의 뉴런은 자기 역할을 찾지 못하는데, 그러면 결국 소멸하고 만다. 새로 생겨난 세포가 기존의 네트워크에 융합하는 데는 약 28일 정도가 걸린다.
그리고 다른 뉴런과 마찬가지로 활동 의존적 학습이라는 개념의 적용을 받게 된다. 즉 '용불용설'처럼 새로 만들어진 뉴런도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하고 만다는 것이다. 새로 생긴 뇌세포에도 활동할 역할을 부여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쳇바퀴를 우리 안에 넣어주었을 때 놀랍게도 새로운 세포 생성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이 확인되었다. 문제는 같은 비율의 뇌세포가 죽어 결국 운동하지 않는 쥐와 같아진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하면 달리기 직후에는 뇌세포 숫자가 많아지지만, 새로 생겨난 세포가 살아남아서 기존의 네트워크에 융합하려면 뉴런 몸체의 가지인 축색돌기를 뻗어나갈 수 있도록 풍요로운 환경을 만들어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네이퍼빌 학생들의 1교시 체육시간에 일어나고 있는 체육수업은 학생들의 두뇌에 학습에 필요한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주고, 다른 과목의 수업은 새로 생긴 세포가 기존의 네트워크와 융합하는데 필요한 자극을 준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래야 세포는 정보를 전달하는 공동체의 중요한 일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운동의 결과로 생성된 뉴런에게 자신만의 고유한 임무가 주어지는 것이다. 운동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운동이 신경재생을 급격히 높여주고, 그 배후에 있는 신호의 연결고리를 이어주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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