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49-3]내지무노사(乃至無老死): 이미 무명이 없어져 다하면 죽음 또한 없어진다: 모른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바로 식의 작용이다
우리의 상식과 생활 규범, 규칙 또는 가치, 더 나아가 우리의 생각을 한정시키는 그 ‘무엇'이 없다고 가정해 보자. 즉 '알아야 할'(識) 동기 자체가 형성되지 못한다면, '경우'에 따라 소멸될 수도 있는 동기가 바로 행이라 한다.
물론 세상살이에 그 '경우'란 것이 거의 없을지는 몰라도, 또 내가 마음을 닦으면 식을 일으키는 동기 자체가 점차 사라지기는 하겠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고 현재의 내가 '안다'는 것은 그 '경우'와 '과정’ 즉 ‘동기'가 분명한 것이다.
이렇듯 12연기의 행이란 무명에서 다음 단계인 식(識)을 이어주는 어떤 '과정'과 '작용'을 말하는것이다. 무명에서 어렵게 행을 거쳐 식(識)에 이르게 된다. 식은 이미 생각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도 할 말이 있는 것이 식이다. '모르는 것'도 식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모르는 것을 그냥 '무명'이라고만 착각하면 불교 공부는 그 자리에서 끝이다. 무명은 성욕이 왜 일어나며 화는 왜 내는지, 그 본마음을 모르는 것이 무명이지 '성욕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이 무명이 아닌 까닭이다.
어릴 때는 성욕이 무엇인지 몰라도 남자라면 사춘기 때 자고 일어나 축축해진 팬티를 보고는 ‘아, 이게 성욕이구나’ 하고 알게 되는데 이걸 무명이라 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모른다’는 것은 ‘안다’는 것의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식'의 작용 중 하나, 즉 '앎'이기 때문에 바로 12연기의 식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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