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깜깜한 밤
두 발 모아 가지런히 집에 가는 길
우리 집 엘리베이터 막 타려는 순간,
"진사 어디야? 빨리 처갓집으로 왓!"
저는 영문 놀라 급한 일이 있으신가 보다 하곤
수 십번 넘어 질뻔 빠른 걸음으로
처갓집에 도착.
"무슨 일 있으세요?"
묻기 전, 이미 술이 고주망태
아뿔싸 하곤 집에 도망 가려는데
죽어도 못간다 하시며 도살장 끌려가는 소
근수 올리려 물 퍼메기듯 쌩맥주 수천을
내 목구녕에 마구 마구 쏟아부어
내 정신 그만 혼절
그 바람에 내 윗도리 놔 두고 왔잖아요.
명품 피에르가르댕 수백하는 건데
한국엔 없고 이태리에만 있는 건데
어쩌면 파리에도 있을지 모르는 명품인데
서로 인상 험악해 지기전에
사 주세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날은 순전히 원장님 잘못 이에요.
집에 고스란히 가는 사람 왜 불러가지고
그런 낭팰 보게 하세요.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낼 문 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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