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날은 행복트레일런축제 코스 답사를 위해 변화가 많은 청계산과 인능산 코스를 돌아보고, 어제는 검단산, 용문산, 남한산성 코스를 돌았다.
우리 발은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 두 발에 의해 얼마나 많은 거리와 높이와 넓이를 움직일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되는지 감탄과 존경과 감사가 저절로 나온다.
조상들은 발에 의지하여 새로운 자원을 발견하고, 의식주를 발전시켜왔다. 세상의 변화가 그 발의 이용을 최대로 효율화하여 더 많은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의 대부분인 일하는 것도 발을 이용했고, 여가시간도 발을 이용해야 가능했다. 소풍이나 여행, 이웃간의 교제와 축제, 체육활동 등 모든 것이 발을 이용하여 서로를 연결하고 해체하기를 반복해온 역사다.
그러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의 폭이 좁아지고, 참여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제한되자 생명이 걸린 먹고 사는 것과 관련된 일만이 중요해지고 그 외의 모든 활동은 개인적이고 소비적인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대중의 참여와 공유와 토론의 지원을 받지 않는 정책은 실패하고 사라지게 마련이었고, 그런 역할을 가능하게 하는 지원하는 미디어가 발전하게 되었지만, 사회를 위하겠다는 동기없이 자기 광고성 미디어 활용이 넘치고 있다.
발에서 시작하여 요즘의 소셜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기 위한 수단과 동기, 그리고 기회들이 융합되면서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크고 많은 여가시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개인적인 활동으로 치부되었던 여가시간이라는 원재료에서 만들어진 진정한 변화를 통해 유례가 없는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 발전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설문조사처럼, 조사에 필요한 비용 감소와 잠재적 설문대상자들의 거대한 접촉을 가능하게 한 기반 때문에 조사를 하는데 수 천명의 대상자가 필요하더라도 누구에게 먼저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이 아주 적은 비용으로 조사가 가능하다.
발을 매개로 하던 사람과 사람, 사람과 지역, 지역과 지역간의 연결 방식의 기본적인 변화는 이미 끝났다.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역시 개인적인 여가시간을 어떻게 사회적 공유자원으로 사용할 지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에 달려있다.
창조적 상상력과 여가시간이라는 관대한 행동이 폭발한다면 그런 능력과 시간들이 사회적으로 좋은 목적에 쓰일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지만, 아직은 극히 일부에서나 가능해지고 있다.
내가 1995년경에 처음으로 한강 자전거 길을 새벽에 달리다 만나는 주자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기도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지금은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서로를 격려하는 행동이고 심리적 동료애를 느끼게 만든다.
어떤 일에 참여하는 사람이 만들어내고 누리는 개인적 가치와 공동체적 가치의 원천을 오늘날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사회에 더 광범위한 혜택을 주는 참여문화를 만드는 것은 훨씬더 어렵다.
달리는 의사들처럼 처음에는 소수의 달리기 매니아들의 친목모임에서 시작하였지만, 주자들의 생명을 보호할 안전한 마라톤 대회를 위해 레이스패트롤이나 바람직한 의무지원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제안하고, 사회적인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기부성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며, 대학생들이 꿈을 만들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돕기 위한 포럼을 개최하는 등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행동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 인생의 미래는 마라톤대회처럼 이미 정해진 도로 위를 달려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직접 두 발로 걷거나 달려보며 지금 당장 가능한 어떤 것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실현시키려 노력하기 때문에 현실이 변하고, 그에 맞게 인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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