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 대회 및 행복트레일런대회 조직위원 월례모임이 있었다. 낮에는 자신의 일을 하고 저녁에는 우리 일 때문에 시간을 내는 분들에게 강요나 압력 등 스트레스를 주면 안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조직위원들에게 사전에 토의 내용에 대한 안내 메일을 보내 '나에게 합리적인 시간 계획이 있으니까 그에 따라 달라'는 진지한 권유와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열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시간적인 기한도 중요하지만, 참가자의 내용까지도 구체적이지 않으면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누구나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열정 가득한 주장을 펼칠 수는 있지만, 그런 주장이나 요청이 구체적인 계획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면 그저 허황된 말장난에 그칠 뿐이다.
국내에서 소아암 관련하여 활동하는 단체만 해도 대여섯 군데가 넘지만, 이 중에서 우리 대회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쉽게 거절할 수 없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올해 11월 18일이나 내년 5월 12일 일요일에는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 친구를 위해 '일 년에 하루는 이웃을 위해 달리자'며 구체적인 사항을 알려주지 않으면 잠재적 참가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내가 원하는 바를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하거나 구체적이지 않게 뭉뚱거려 말하는 습관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잠재적 참가자들에게 불만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상대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이야기 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결국에는 돈을 많이 만드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 외에도 추천이나 소개, 자원봉사, 소통방법이나 조언도 언제나 기꺼이 받기 위해 조직위원회를 일년 내내 매달 세 번째 목요일에 가지고 있는 이유다.
우리 조직위원 서로의 조언을 얻는 것이 하나라면, 이를 통해 잠재적 참가자 한 사람이 우리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에 한번 참가하는 것은 열의 효과가 있어서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기부라는 사회적 영역에 오래 머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직위원들의 업무외 시간과 비금전적 참여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다. 또한 우리 조직위원들도 우리 대회의 가치를 알고 매년 참가하는 주자들의 따뜻하고 훌륭한 이웃사랑 마음에 항상 감사한다.
내 아이나 내가 아는 아이가 우리의 관심과 도움으로 회복되어 멋진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참가비 얼마를 내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 살았던 대가족 집안의 잔치처럼 아늑하고 즐거운 소속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대회 참가자들에게 개인의 재능과 전문성, 그들의 인맥을 원한다는 것은 참가자들의 지위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이것은 참가비로는 전달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 조직위원들이 하는 일은 많은 참가자들이 모이는 이유가 스스로가 잘나고 훌륭한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훌륭하고 잘나가는 사람들과 어울려 자신 역시 잘나가는 사람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잘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멋잇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고, 그렇게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고 인간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그 대가로 참가비를 내고 힘든 거리를 달리는 노동을 참아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참가자들이 어떤 거리종목을 달리느냐가 아니라 기부의 즐거움을 느끼게 만드는 대회 현장의 기분 좋은 경험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그런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을 만드는 것이 우리 조직위원들의 역할이자 몫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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