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잠원동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들의 모임이 있었다. 몇 년 전까지는 열한 명이 살았으나 은퇴와 동시에 이사를 가서 지금은 아홉 명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
함께한 세상이 오래된 만큼 서로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서로에 대한 판단이나 생각같은 인지적 요소가 존재한다. 즉 어떤 속성과 감정이 나의 것이고, 어떤 것이 상대의 것인지 구분하는 경계선이 가능하다.
어떤 문제에 있어서 상대의 감정이 되어 보는 관점의 전환이 가능하여, 서로의 입장에서 상대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상상하거나 느끼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감정적 이해가 가능한 사이들이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과 반응을 예측하거나 읽는 것이 가능함으로써 사회적 공조가 가능해지고, 서로 연결됨으로써 스스로를 고립되지 않도록 하여 평범한 일상생활을 살아가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세상으로부터의 고립은 인간 존재를 황폐화시키고 건강악화, 우울증, 심지어 논리적인 추론이나 인지 능력까지도 저하시켜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연애하는 애인들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거나 서로에게 반응하는 사회적인 감정적 교류를 통해 만들어지는 공감은 사회적 행동을 조절하며, 다른 구성원들과의 행동을 일치시키는 유대감을 키워 개인적 행복을 더 크게 느끼게 만들어준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열쇠는 우리 서로를 구분하는 것보다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일이다.
자식이나 친구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공감하면 훨씬 더 그들의 행동이나 생각을 나 자신처럼 보게 되고, 이것이 상대에게 내가 가진 부정적 특성이 아니라 긍정적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훨씬 더 실체에 근접하게 서로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어떤 사람들에게 공감함으로써 그들의 행동이나 생각의 원인을 "내가 하면 로맨스"처럼 나 스스로의 기질이나 성격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결부시킨 부득이한 결과로 받아들이게 된다.
친하다는 것은 사고방식이나 행동의 원인을 '본래가 그런 사람'이라는 기질이나 성격이 아니라 나를 보듯이 조건이나 상황 탓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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