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한개원의협의회 2012 추계학술세미나가 홍제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프로그램 등 행사를 준비한 팀장으로서 다행스러운 만족감을 느끼는 동시에 고생한 임원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난다.
우리기 음식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실제로 무엇을 먹느냐보다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의 분위기를 중요시한다. 평소 모르던 새로운 맛과 향을 알게되면서 느끼는 기분좋은 경험이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어떤 내용을 추천받으면 쉽게 거절하기도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있는 여러가지 사항의 옵션들을 제공하고,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하는 유동적인 방식을 마음에 들어한다.
진료환경에서도 환자들이 어떤 진료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표적시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갈수록 선택이 마치 공기처럼 마땅히 주어지는 삶의 기본방식이 되고 있는 현실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도산할 수 밖에 없는 이치와 똑같다. 막연히 '갑'의 위치에서 제품을 생산하기만 하고 소비자는 '을'의 입장에서 선택의 여지없이 제품을 구입할 수 밖에 없던 시대는 지났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느끼고 기대감도 가질 수 있었지만, 설계자나 생산자의 기대감만큼 소비자의 만족을 얻을 수 없는 제품이나 기업은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누가 그것을 선택하고 어떻게 쓰이며 실질적 효과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려가 없이 일방적인 서비스의 제공이 시장으로부터 배척당할 가능성은 명명백백하다. 소비자들이 구입할 서비스의 실질적인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개원하고 있는 의사들이 진료라는 자신만의 특정목적을 위해 특정한 의료정보를 직접 접하게 함으로써 학술세미나의 방식을 명확하게 개인화하려고 노력했다. 거대한 의료분야 중에서 자신의 진료에 정말 필요한 부분만을 이해하기 쉽고 정복가능한 대상으로 압축한 것이다.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를 우리가 쓰는 우리말로 바꾼 것이라고 할까! 즉 학술세미나의 내용과 진행을 소비자 중심이고 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사람, 자기와 같은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제공하는 의료정보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유머와 공감, 그리고 공동가치를 이용하여 잠재적 참가자들의 이성과 논리에 호소하는 프로그램으로 홍보한다.
'연수교육은 좋은 것'이라는 논리가 아니라 '개원의협의회에서 제공하는 연수교육은 개원의사라면 누구나 자신의 진료능력 향상을 위해 원하는 것'이라는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을 통해 많은 개원의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평소 궁금하던 의학적 지식의 학술적 논거를 명확히 하고, 직접 진료현장에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됨으로써 훨씬 더 자신의 진료활동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런 자신에게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고, 개원의협의회와의 연대감을 강하게 만든다.
이런 소비자 중심의 감성적인 접근과 활동을 통해 개원의협의회가 단순한 개원의들의 친목모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개원의들의 어려운 현실을 보살피고, 개원의들의 더 나은 삶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조직으로 여기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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