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외국에서 대학에 다니다 다음 주초에 대한민국 해병대에 자원입대하는 친구 아들과 저녁을 먹었다.
외교부 고위 공직자 조차도 아들을 군대보내기 싫어 국적을 취소시키는 웃기는 나라에서 서민의 아들이 스스로 해병대에 지원했다는 사실 자체가 멋있고 격려해줄 만한 일이다.
보통 군대에 가면 있는 듯 없는 듯 중간만 하라고 충고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신체나 정신적으로 어렵거나 힘들다는 상황을 떠나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일정기간 동안 지나면서 사회를 살아갈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를 생각하라고 한다.
내 아들도 훈련소에서 치는 시험도 성의껏 보고, 생활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얻음으로써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배치를 받고 즐겁게 군생활을 마치고 왔다. 인생살이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이나게 마련이다.
여전히 대한민국의 공산화 목적을 버리지 않고 있는 북한과의 대치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냉전적인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절대로 곤란하지만, 진보적 보수주의를 실천함으로써 젊은이들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체성을 훼손하는 어른들의 어떠한 언행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당당히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예를 드는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처럼...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할 일을 다했는가 하는 것이다.
어떤 삶을 살던지 항상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생각하다 보면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국가 정체성이 없으면 내 자신의 삶의 정체성이 있을 수 없고, 그런 삶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를 낳아준 국가라는 공동체를 버리고 그렇게 도망가는 삶은 얼마나 슬픈가 말이다. 옛 어른들이 삶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하는 이유도 결국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명상하듯이 생각해야 나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슬픈 운명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나 이익이 되는 일만 찾는 가난한 장사치같은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를 먼저 살피고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위에 떨어진 나뭇잎처럼 이리저리 물결 따라 흘러갈 일이 아니라 물길을 거슬러 산란지를 찾아가는 회기성 물고기처럼 내가 나아가는 방향과 목적을 뚜렷이 할 수 있는 것이 나 자신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어떤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반면, 어떤 사람과 함께 있으면 경쟁심이 생기고 질투가 일어나는 것처럼, 정체성도 내가 자라면서 또는 성장하면서 함께 하는 사람이나 일, 혹은 환경에 따라 어느 정도는 변할 수 있다.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은 축복이다.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같고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면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나 자신을 편안하게 내보일 수 있다.
친구 아들이 해병대에 입대해서 많은 동료 전우들과 함께 사회에서는 넘쳐나는 겉치레나 형식이 아닌 자유민주주의적 삶의 본질을 추구함으로써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보다 더 성숙하는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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