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행복트레일런축제 참가신청이 마감되었다. 약 1개월 만에 목표인원이 달성되어 기념품을 발주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무언가 받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공짜 물품, 사은품, 1+1행사 같이 기존의 것 외에 무언가를 추가로 얻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행복트레일런축제도 작년까지는 참가비 없이 고가의 기념품을 공짜로 제공하니까 참가신청 시작 3시간만에 마감되기도 했지만, 막상 대회당일날 약 30% 정도의 신청자가 대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또 출발한 참가자 중에서도 약 40%는 끝까지 완주하지 않고, 중간에서 경기를 그만두었다.
무작정 신청부터 해두고 보자는 식의 입도선매적 신청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소아암환우 후원금으로 2만원씩을 받되, 대회는 여전히 무료로 진행하는 것으로 운영방침을 변경하자 참가자들의 선택이 신중해지고, 거의 한 달이 걸려 겨우 참가자가 조직위원회의 목표치에 도달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주는 것은 사업상으로는 매우 현명한 일임에 분명하다. 어떤 참가자는 직접 참가하지는 못하지만, 꼭 기념품만은 보내줄 수 없는지 정중하게 문의하고 부탁하는 분도 있었다. 우리 대회의 기념품은 한국고어(주)에서 원단을 제공하고, 한국만추라(주)에서 수공비를 제공하여 팀스포츠에서 제작한 긴팔 기념셔츠와 대회 로고가 새겨진 가방이다.
예전에는 항공사가 자사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에게 제공하던 공짜 선물이 승객들의 사랑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미니어처 술병이나 썩 괜찮은 식사, 엽서와 편지지 등 비행기를 타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껏 받았다. 베개와 담요는 충분했고, 항공사 잡지 뿐만 아니라 신문 등이 산처럼 쌓여있어 비행하는 내내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공짜 선물은 고객들에게 만족감과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주었지만,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비행기가 정시에 도착해야 하듯이, 행복트레일런에서는 참가한 주자들이 말 그대로 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의 운치를 마음 껏 느끼며, 달리기의 행복과 함께 달리는 주자들과 인간관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화장품 회사나 백화점에서는 일정 가격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만 고가의 선물을 제공하기도 한다. 사실 그런 제품을 사는 고객이라면 이런 선물 또한 돈으로 살 능력이 충분히 있는 것이 당연하며, 선물을 받기 위해 일정 금액이상을 구매한다면 본질적으로는 선물도 돈을 주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일정금액 이상 구매를 해서 얻은 제품은 공짜로 얻은 거라 느껴져 기분이 좋아진다.
고객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분명 훌륭한 마켓팅 전략이며, 요즘은 마라톤 대회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참가자 모집 전략의 하나다. 참가자들을 기분 좋게 해서 충성도를 높일 수 있으며, 우리의 경험에서 봤듯이 행복트레일런축제를 멀리까지 퍼뜨릴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대회는 공짜지만, 기념품에도 우리 대회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찍혀있으니까 공짜 기념품을 받은 고객들이 자랑스레 그 가방과 긴팔셔츠를 들거나 입고 다닐수록 그 무엇보다 더 훌륭한 홍보가 될 수 있다.
우리 2012행복트레일런축제에 참가한 주자들에게 우리 대회는 만물이 생동하는 봄인 5월에 개최하는 소아암환우돕기서울시민마라톤대회에 이어 수확의 계절 가을인 11월에 개최하는 기부성 행사로 소아암후원금의 필요성과 가을대회는 여전히 무료로 치러진다는 본질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먼저 주고 뿌려야 얻을 수 있다는 "주고 받기(give and take)법칙"은 만고 불변의 진리임에 틀림없다. 기부도 주고 받는 나의 일차적 행위의 차원을 넘어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주는 이차적 기부의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세상이 더욱더 아름답고 행복해질 것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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