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소아암환우돕기 2012 행복트레일런축제가 대모산-구룡산-청계산-인능산을 잇는 27~30km 구간에서 열렸다. 몇 가지 사소한 문제들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홈페이지에 사전에 공지한 대로 체크포인트를 제한시간 내에 통과하지 않았거나 전 구간을 제한시간인 6시간 30분 이내에 통과하지 못한 주자들은 기념셔츠를 받지 못해 불만을 가진 분들도 계셨고, 중간에 등산객이 주로 안내 표지를 제거해버려 주로를 잘못들어 고생한 분들도 계셨다.
참가자들을 숫자보다 여유있게 끓인 찌개와 막걸리 한 잔을 그 이상 드신 분들 때문에 늦게 들어오신 분들은 드시지 못하고 차가운 물과 빵을 드실 수 밖에 없었던 상황도 있었다. 이런 불평부당한 일들 모두가 해당주자들에게는 불만이 있을 수 있고, 조직위원회도 그런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정을 설명드렸다.
우리 사회는 어느 사이엔가 원칙은 없고 떼를 쓰면 다 해결되며, 그것이 마치 민주주의인 양 착각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참가자들의 수만큼 만들어진 기념셔츠를 왜 제한시간 안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지급하지 않는 문제도 괜한 제한이라고 문제삼거나 자신의 등산에 방해된다고 달리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방향표시지를 제거해버리는 것도 똑같은 생각이며, 맛있다며 한 잔 혹은 한 그릇 이상의 막걸리와 찌개를 아무 미안함없이 요구하는 것 또한 같은 행동에 속할 것이다.
물론 모든 일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할 수 있으며, 그것에 개인적인 가치를 둘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공동체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한번 바라보자. 그런 단 하나의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그런 일이 하루 이틀 계속 된다면 그런 일은 '떼법'처럼 사회공동체에 틀림없이 부정적인 가치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우리 행사는 일상적인 달리기의 단조로움을 피하면서 새로운 달리기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 기부문화의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참가하는 모든 주자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환대하고 조언할 수 있거나 모든 주자들이 우리 행사에 마음을 열거나 고맙게 여기는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우리 조직위원들은 참가자들에게 최대한의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고, 참가자들과 진정한 교감을 나누려고 노력하면서 다 함께 트레일런이라는 풍요로운 달리기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주자들과의 만남에서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발견하기를 원하며, 행복트레일런축제를 운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면서 기부문화에 대한 심오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참가자들에게도 그 의미를 제공함으로써 마라톤계에서 계속 살아남아 우리와 만나는 주자들을 위해 우리의 의미와 목표를 계속 추구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참가자들과의 의미있는 연결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불평과 불만을 통해 그 의미가 위축되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막상 행사가 진행되면 참가자들은 일상적 만족을 추구하고 주최측은 안전이나 규정준수 책임이 우선이라 생각하며, 참가자와 주최측 조직위원들이 서로 존중하는 기회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칭찬하면 고래도 춤춘다는 말처럼 조직위원들도 참가자들의 감사와 이해를 받으면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질 필요가 있다. 주최측의 잘못이나 실수에도 서로간에 날 선 감정적인 비판보다는 이성적인 조언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상대에서 무엇인가를 돌려받기를 기대하는 이기적인 목적 대상으로 대하기 보다 존경과 사랑이라는 상호 존중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나의 정체성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나오게 되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 즐거움이나 행복감보다 나와 사람들이 또는 전지구적으로 연결된 사회적 유기체라는 인식하에 공동체적 선을 창조하는 즐거움이나 행복을 함께 추구할 때 더욱더 개인적인 행복감과 즐거움이 커지는 이유다.
행복트레일런축제에도 우리 조직위원들과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의미있는 행동이 서로에게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선택한 일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마음을 열거나 주최측과 참가자들이 함께 의미있는 방식으로 이해할 때 나 뿐만 아니라 다함께 삶의 질까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어렵고 어두운 고통을 함께 나누며, 비참한 환경에서도 자신이 가진 것을 베풀 수 있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본보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불평이 있더라도 부정적인 방식보다는 관대하고 친절한 말이나 행동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성숙한 모습을 통해 더욱더 분명하고 확실한 진실을 보래 해주고 힘들 때 위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일상의 일을 포함해서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선택할 자유가 있으며, 그런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에 따라 자신의 인생길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조금 더 진지하고 긍정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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